[기자가만난세상] 시행 못한 2025 여성폭력방지정책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근본적 예방책을 찾고 싶은데 현재 정부, 법조계, 법학계는 급격한 변화를 싫어합니다."
안 그래도 지난해 7월 성평등가족부(당시 여성가족부)는 '2025 여성폭력방지정책 시행계획'에서 연내에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 범위를 규정한 여성폭력방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성폭력방지정책 시행계획을 만들어 놓고도 전문가 의견을 듣는 데 그친 성평등부 역시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근본적 예방책을 찾고 싶은데 현재 정부, 법조계, 법학계는 급격한 변화를 싫어합니다.”

여성계와 전문가들은 이 방안은 최선이 아니라고 본다.
강은영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석대로라면 가정폭력방지법을 개정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영국 등 해외에서도 가정폭력방지법에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 폭력이 포괄되는데 한국의 경우 입법 목적을 바꾸기 쉽지 않은 어려움을 성평등부가 고려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방지법과 함께 가정폭력처벌법도 개정돼야 하는데 처벌법의 목적 조항에는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라고 돼 있다. 법의 목적이 피해자 보호가 아닌 가정 보호인 셈이다. 친밀한 관계를 이 법 안에 규정하려면 이러한 조항을 바꿔야 한다. 종교계 등에서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더해 방지법은 성평등부 소관이지만 처벌법은 법무부 소관이다. 강 연구위원은 “법무부는 목적 조항까지 바꾸는 것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스토킹방지법 안에서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 폭력을 규율하려면 법무부 소관인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이 함께 논의돼야 하지만 국회에서는 진전이 없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처벌법에 따른 방지법으로, 처벌법이 먼저 논의되는 게 순서상 맞다”고 했다.
결국 오늘까지 이어진 입법 공백은 성평등부와 법무부 간 시급성에 관한 온도 차이, 국회의 방치가 맞물린 결과다. 여성폭력방지정책 시행계획을 만들어 놓고도 전문가 의견을 듣는 데 그친 성평등부 역시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교제폭력을 규율하는 법이 없어 현재는 각각의 행위에 따른 형법을 적용해 처벌한다. 이 때문에 반의사불벌죄인 폭행죄일 때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수사는 중단된다.
법의 부재 속에서 피해는 늘고 있다.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폭력이나 통제를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한 여성 비율은 2024년 19.2%였다. 2021년 16.1%에서 3.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정부에서 성평등부를 떠나 있다가 최근 다시 돌아온 한 고위 공무원은 “수년이 지났는데도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업무에 적응하기 그만큼 쉬웠다는 의미로 선해(善解)했지만, 매듭지어야 할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아 씁쓸하다.
법 조항 하나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시행계획에 적은 과제 한 줄을 무겁게 여겼다면 그 속도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지민 사회부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엄마 위해 산 자양동 6층 빌딩 2배 껑충…채연의 '효심 재테크' 통했다
- 15년 전세 끝낸 유재석, ‘285억 현금’으로 ‘논현동 펜트하우스 벨트’ 완성
- 이영현 "첫째가 잇몸, 둘째가 눈 가져갔다"…엄마들의 '위대한 훈장'
- 커피 가루 싱크대에 그냥 버렸다가… ‘수리비 30만원’ 터졌다
- 7남매 집 사주고, 아내 간병까지…태진아가 350억 건물을 매각하는 이유
- "먼저 떠올린 건 매니저" 정해인 외제차 선물… 연예계 뒤집은 '통 큰 미담'
- 에어프라이어 200도로 튀긴 감자, '아크릴아마이드' 10배 폭증 [라이프+]
- “약사 손주가 꼭 먹으랬다”…88세 김영옥도 챙긴 '오메가3', 효과적인 복용법 [라이프+]
- 단칸방서 불판 닦던 ‘가장’ 주지훈, 100억원대 자산가 만든 ‘집념의 품격’
- 길 잃고 산 '금호동' 집 10배 대박…조현아의 남다른 '은행 3시간' 재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