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해도 집 절대 못 산다”…월급보다 ‘부모 찬스’가 부를 결정하는 한국 사회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2026. 2. 1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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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면 집 한 채는 살 수 있다"는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진단이 나왔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산 격차 요인 분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산 불평등은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와 세대 간 대물림을 축으로 심화하고 있다.

자산이 많은 가구일수록 금융자산·부동산·사업자산을 복합적으로 보유하며 위험을 분산하고, 자산 증식 기회도 더 많이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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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면 집 한 채는 살 수 있다”는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진단이 나왔다. 월급의 많고 적음보다 ‘얼마를 물려받았는지’, ‘부동산을 보유했는지’가 평생의 자산 궤적을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산 격차 요인 분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산 불평등은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와 세대 간 대물림을 축으로 심화하고 있다. 소득을 통해 자산 격차를 만회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양상이다.

보고서는 1995년 이후 최근까지 상위 10% 자산가가 전체 자산의 약 65%를 점유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인 덴마크나 인접 국가인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득 격차보다 자산 격차가 훨씬 크고 그 격차가 장기간 고착화돼 있다는 의미다.

자산은 단순히 ‘부의 크기’를 넘어 실업, 질병, 이혼 등 생애 위험에 대응하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자산 분포는 그 안전망이 일부 계층에 집중된 구조다. 자산이 많은 가구일수록 금융자산·부동산·사업자산을 복합적으로 보유하며 위험을 분산하고, 자산 증식 기회도 더 많이 확보한다.

특히 부동산은 자산 격차를 확대하는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분석 결과 부동산을 보유한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자산 축적 속도가 유의미하게 빨랐다. 최상위층으로 갈수록 부동산과 금융자산, 부채를 동시에 활용하는 ‘레버리지 전략’이 뚜렷했다. 빚을 내 자산을 취득하고 자산 가격 상승을 통해 다시 부를 키우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세대 간 격차도 심각하다. 연구진이 2007년 청년층의 자산 상태를 2023년까지 추적한 결과, 초기 단계에서 상속이나 증여를 받았거나 비교적 이른 시기에 부동산을 취득한 집단은 이후 자산 축적 과정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했다. 반면 사회생활 초기에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부채를 안고 출발한 집단은 시간이 흘러도 자산 하위 분위에 머무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출발선의 차이’가 시간이 지나도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초기 자산이 다시 투자 여력과 위험 감내 능력을 결정하고 그 결과가 또 다른 자산 격차로 이어지는 경로 의존성이 확인된 셈이다.

거시적으로도 부(富)와 소득의 상관관계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열심히 일해 얻은 소득이 자산 격차를 좁히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자산 격차가 소득 격차를 다시 강화하는 악순환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도권과 아파트 중심의 자산 형성 행태는 지역 간 불균형을 넘어 세대 내·세대 간 기회의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해법으로 생애주기 관점의 정책 설계를 제안했다. 청년기의 초기 자산 형성 지원, 중장년기의 안정적 축적, 노년기의 자산 활용과 소득 보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사회·조세 정책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책 지원의 우선순위를 중저자산층에 두고 이들이 일정 수준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사적 상속이 불평등을 확대하지 않도록 ‘사회적 상속’ 개념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저소득층 자산 형성 지원 사업의 확대, 혼인·이혼 등 가족 구조 변화에 따른 자산 위기 대응, 누진적 자산 과세 운용,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한 균형 발전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자산의 공정한 형성과 분배는 사회적 통합과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필수 조건”이라며 “단순한 소득 보전 정책을 넘어 자산 형성의 기회를 공정하게 배분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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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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