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443일간 보수 세뇌한 ‘윤석열 노선’…‘상식적 다수’가 제압해야”

한기호 2026. 2. 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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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여러 재판부 ‘尹 내란 명백’ 같은 결론”
“尹 ‘부정선거·국회 제압’부터 내란죄 예정”
“단죄 앞장섰다면 민주당 정권 막았을수도”
“443일 지나도 시대착오 계몽령파가 지배”
“민주당 폭주 걱정 국민의 지지 막는 성벽”
“제1야당 패망 막기 위해 그들 밀어내야”

12·3일 비상계엄을 집권세력 대표로 막아섰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수괴죄 1심 무기징역에 처하자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보수진영에 호소했다. 소위 ‘윤석열 노선’에 천착한 국민의힘 당권파를 ‘제압 대상’으로 가리켰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한 계엄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명백한 내란범죄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여러 재판부가 똑같은 결론을 내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에게 내란죄로 무기징역이 선고된 오늘, 계엄을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들께 다시 한번 머리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에서 제명을 확정하기 전의 한동훈 전 당대표가 지난 2월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그는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7일 국민에게 했던 반성과 조기퇴진 약속(담화)을 어기고 11일 ‘자신은 부정선거를 파헤치고 야당이 장악한 국회를 제압하기 위해 군을 동원해 계엄을 한 것이며, 약속했던 조기퇴진 없이 계속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저는 그날 국민의힘 대표로서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그 날 한 말이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내란범죄를 사실상 자백한 것이니, 당과 보수가 윤 전 대통령을 즉각 제명·절연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내란 자백’이란 지적이 과도하지 않았단 취지다.

특히 “‘부정선거를 파헤치고 야당이 장악한 국회를 제압하기 위해 군을 동원했다’고, 즉 헌법기관 기능을 마비시키겠다고 본인 입으로 공개적으로 말한 이상,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유죄는 그 날 이미 ‘예정된 미래’였다”며 “헌법·사실·상식에 따라 현실을 직시하고 윤 전 대통령을 단죄하는 데 주도했다면 지금 보수와 국민의힘이 서 있는 자리는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한 전 대표는 “(조기에 각성했다면)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는 걸 막았을 수도 있다”며 “우리는 ‘민주당 대표가 무서워서 숲에 숨을 때’ 당대표를 비롯해 상당수의 정치인들이 민주당보다 먼저 앞장서 계엄을 막았으니, 계엄 단죄에 앞장서는 건 충분히 일관성·명분있는 일이었다”고 했다.

이어 “만약 그랬다면 계엄을 예방하지 못한 잘못을 국민께 속죄하는 길이자 계엄의 바다를 가장 빨리 건너는 길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기회를 놓쳤다”며 “그로부터 443일이나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국민의힘은 민심으로부터 갈라파고스(섬)처럼 고립된 계엄옹호·탄핵반대·부정선거 ‘윤석열 노선’을 추종하는 시대착오적 당권파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다”고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엔 그런 노선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차례로 숙청하면서, 오히려 계엄과 탄핵 당시보다 더 퇴행하고 있다. 지금의 국민의힘의 당권을 장악한 사람들은 ‘계엄은 하나님의 뜻’(장동혁 대표)이라든지, 계엄을 ‘계몽령’(전한길씨 등)이라고 했던 사람들 위주로 채워져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늘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죄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고 해서, 443일 동안 윤석열 노선으로 보수를 가스라이팅(세뇌)하면서 이익 챙기고 자기 장사해온 사람들이 갑자기 ‘이제부터 중도 전환’ 운운하며 변검술처럼 가면 바꿔쓴들, 믿어 줄 국민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거짓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거짓말을 전략으로 사용하는, 말의 신뢰를 잃은 보수정치는 존립이 어렵다”고 질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2월 12일 국회 본청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에 불참을 통보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한 전 대표는 “민주당 정권 폭주를 걱정하시는 분들, 민주당 정권을 지지해왔지만 실망해서 이탈하려는 분들이 참 많다. 정상적인 상황이면 그런 분들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쪽으로 넘어오시게 될 것이나, ‘윤석열 노선이 지배하고 있는 국민의힘’ 앞엔 커다란 성벽이 있다”며 “그 성벽 앞에 상식적인 국민들은 ‘아무래도 여기는 못들어가겠다’며 되돌아가신다”고 했다.

또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짧게는 6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수 밖에 없고, 길게는 보수정치가 궤멸될 것이다”며 “보수는 재건돼야 한다. 보수재건은 보수지지자들과 보수정치인들을 위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래야 민주당 정권 폭주를 제어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좋은 정치는 헌법·사실·상식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다. 계엄옹호·탄핵반대·부정선거론으로 요약되는 윤석열 노선은 그 정반대”라며 “오늘을 계기로 이제, 내란죄로 단죄된 윤석열 노선을 추종해온 사람들이 더 이상 제1야당을 패망의 길로 이끌게 방치해선 안 된다”고 했다. 나아가 “그들은 이제 소수다. ‘상식적인 다수’가 침묵하지 않고 행동하면 제압하고 밀어낼 수 있다. 보수를 재건하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에 끝까지 함께하겠다. 함께 가야 길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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