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때 항모 6척 동원한 미국, 이번 이란 작전 규모는
1991년에 1300대, 2003년 전쟁엔 860여 대의 미 공군력 투입
30년 간 스텔스ㆍ정밀 타격 능력 발달했지만
수 주 공습으로 정권과 핵ㆍ미사일 능력 약화시키는 게 최선의 목표
18일까지 미국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전투기와 지원 항공기를 이란 주변에 전진 배치시켰다.
비행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수일 간 미 공군은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와 사우디 아라비아에 F-35, F-15, F-16 전투기와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E-11 전장 공중통신 중계기 등 수십 대의 군 항공기를 보냈다. 미 매체 액시오스(Axios)는 이들 전투기가 “지난 24시간 동안 50대 이상 이 지역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무기와 탄약을 적재한 군 수송기도 150회 이상 이 지역으로 물자를 날랐다.
주말쯤에는 오만 만의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CVN-72ㆍ니미츠급)에 이어, 미국의 최신 항모인 제럴드 R 포드 항모(CVN-78ㆍ포드급)도 지중해의 이스라엘 인근 해역에 배치된다. 두 항모는 각각 통상적으로 40~45대의 전투기(F/A-18E/F)와 전자전기(EA-18G), 조기 경보기(E-2D) 등 80대 안팎의 함재기를 싣고 있다. 또 두 항모와 함께 움직이는, 탄도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구축함만도 13척에 달한다. 또 2000여 기에 달하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반격에 대비할 지상 기반 요격 시스템도 속속 이 지역에 도착했다.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이래, 미국이 중동 지역에 집결시킨 최대 규모의 공군력이다.
그러나 1991년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군을 격퇴하기 위한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작전이나, 2003년 3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했던 ‘이라크 자유(Iraqi Freedom)’ 작전에 동원된 미 군사력 규모에는 물량 면에서 훨씬 못 미친다.
물론 두 작전은 각각 지상군(해병대 포함) 45만 명, 15만 명이 투입된 대규모 전쟁이었다. 대규모 중(重)기갑 전차 중심의 전면전이었던 ‘사막의 폭풍’에선 병력 집결에만 7개월이 걸렸지만, 100시간 지상전으로 이라크군을 격퇴했다.
반면에, ‘이라크 자유’ 작전은 3주 만에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2011년 12월 18일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료될 때까지 미군도 4431명의 전사자, 3만1900명 이상의 부상자를 낳은 전쟁이었다. 당시 인구 2500만 명이었던 이라크에선 20만 명 이상(전쟁 종료 시점까지)이 죽었다.
‘사막의 폭풍’ ‘이라크 자유’ 두 작전에는 각각 6척의 항모 전단이 투입됐다. 또 두 작전에 앞서, 미 공군은 지금처럼 비행대대(squadronㆍ18~24대)급이 아니라, 아예 전투비행단(wingㆍ48~72대) 단위로 전체를 전진 배치했다.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에선 미 공군ㆍ해군ㆍ해병대 소속 항공기 1300대와 연합국 전투기 포함해 2430대가 동원됐고, 2003년 ‘아라크 자유’ 작전에는 미 공군이 주축이 되고 영국 공군이 가세해 863대를 투입했다.
물론 당시는 양극 냉전 체제가 붕괴되고, 미국이 유일의 수퍼파워였던 시절이었다. 중국이나 러시아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기에, 전체 가용(可用) 항모의 절반을 한 지역에 압도적으로 투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 공군 규모도 당시보다 훨씬 작다. 트럼프 행정부가 택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은 수 주간의 공습ㆍ폭격 위주 전쟁이다. 단독으로 이란 탄도미사일 능력을 제거하겠다는 이스라엘 공군 외에 이란 공격에 가담할 나라는 없다.
1991년,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는 잠재적인 미 공습을 위한 영공 사용과 기지 접근을 허용했지만, 이번엔 허용하지 않는다. 2003년에도 매우 소극적으로 미국에 협조했던 사우디 역시 마찬가지다. 이 탓에, 많은 미 공군 전투기는 요르단에 집중 배치돼 있다.
반면에, 정밀 타격 능력이나 전투기ㆍ폭격기의 스텔스 기술 발달, 우주 자산 활용 능력과 같은 군사 기술은 수십년 새 또 발전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도 여전히 불분명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정부가 2009년 전국적으로 격렬했던 대선 부정 시위를 탄압한 것에 대해 ‘침묵’하는 대신에 우라늄 농축도를 3.67% 이하로 제한하고 미국의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핵 합의(JCPOA)를 했다. 이란은 이번에도 ‘오바마식(式) 합의’를 원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란에 ▲6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전량 해외 반출ㆍ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폐지와 같은 완전한 핵 제로(0) ▲헤즈볼라ㆍ후티 반군 등 지역 내 대리 세력에 대한 지원 금지 ▲약 2000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 등을 요구한다.
J D 밴스 부통령이 17일 “이란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특히 핵 관련 레드라인(금지선)을 수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양국의 이런 입장 차이를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도 “정권 교체는 이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ㆍ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적 선택은 ‘정권 교체’가 아니라, 핵시설ㆍ프로그램과 탄도 미사일 능력을 제거하고 ‘정권 약화’를 노려 수주간 폭격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중동 지역에 증강된 “미 군사력은 이란에 대해 수 주 지속되는 공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며, 트럼프가 제공받은 선택지는 모두 이란 정권, 핵ㆍ탄도미사일 시설, 지역의 대리 세력에 최대한 피해를 가하도록 설계됐다”고 보도했다. 또 선택지에는 이란의 정치·군사 지도자 수십 명을 제거하여 ‘정부 전복’을 목표로 하는 작전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16일 보고서에서 “작년 6월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 이후, 이란 정권 내부에서 의회 의장과 국방위원회 서기가 ‘포스트 하메네이(최고지도자)’ 시대에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고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즉, 이란 정권 내 여러 파벌이 서로 하메네이 사후(死後) ‘살아남기 위해’ 영향력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해외 반정부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의 군사 전문가 로저 맥밀런은 “이 사람들의 관심은 생존이며, 정권이 무너지면 사적인 보호를 우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엘리엇 코언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미국은 강도 높은 공중작전으로 이란 지도부를 약화시키고 생존한 엘리트들이 워싱턴과의 광범위한 타협에 동의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하려면 아마도 수 주 또는 수개월 강도 높은 작전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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