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재판〉“가벼운 판결·낮은 형량…내란 세력에 면죄부”

정성현 기자 2026. 2. 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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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정치권·시민사회 반발
“국민 법감정에 부합하지 않아”
“초범·고령 참작 선처 이해 안돼”
“항소심서 사형 판결 내려져야”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광주·전남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형량이 가볍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 요건을 인정하면서도 계획의 치밀성이 부족하고 물리력 행사가 제한적이었던 점, 65세의 고령 등을 양형 사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가벼운 판결"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내란 443일 만에 윤석열은 무기징역으로 단죄됐고 내란을 막아낸 시민들은 찬사를 받는다"며 "광주는 전두환 사면의 후과를 기억한다. 엄중한 단죄만이 역사의 반복을 막는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무기징역 선고는 국민 법감정과 법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불법 비상계엄으로 국민에게 큰 공포와 상처를 남긴 사안인 만큼 상급심에서 책임에 상응하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산구을)은 "사과 한마디 없이 국민을 조롱해 온 인물에게 사실상 여지를 남긴 판결"이라며 "헌정 파괴범을 다룬 재판이었다면 사형 구형이 상식에 가까웠다"고 비판했다.

정준호 의원(북구갑)도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도 사과가 없던 내란범에 지나치게 관대한 처벌"이라며 "초범과 고령을 참작한 선처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상급심에서는 최고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대한민국을 퇴행시킨 책임에 비해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심에서 사형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주철현 의원(여수갑)은 "검찰 구형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내란 수괴를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한 판결로 죄책의 무거움을 확인했다"며 "권력의 정점에서 국민을 배신한 자의 말로를 보여준 경고"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전남도당도 별도 입장문을 통해 "내란 우두머리에 대한 무기징역은 헌정 파괴의 중대성과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최고 권력이 헌정을 전복하려 한 사안인 만큼 법이 허용하는 최고형이 선고됐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적 도전"고 꼬집었다.

진보당 측 반발도 이어졌다. 이종욱 진보당 광주시장 후보는 "내일의 내란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는 판결"이라며 사법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진보당 전남도당도 "친위 쿠데타를 준엄하게 단죄하지 못했다"며 "고령을 이유로 한 감형은 봐주기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시민사회도 실망감을 나타냈다. 광주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내란 세력에 대한 봐주기 판결"이라며 "사형이 선고되지 않은 것은 정의에 미치지 못한 판단이다. 내란 예비 음모와 외환 유치 의혹 등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도 "사법부가 내란을 비호하고 동조한 역사적 퇴행이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광장에서 싸워온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이번 판단은 사법체계가 스스로 개혁 대상임을 보여준 것과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오월 단체에서도 무기징역 선고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목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헌정 질서를 뒤흔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이번 판단은 사회적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며 "항소심에서는 법리와 증거를 더욱 엄정하게 따져 책임에 상응하는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