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학 도서관…서울대도 이용자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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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강의실이나 연구실로 활용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서울의 한 주요 사립대 총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에 "시험기간 열람실을 제외하면 도서관이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학습 환경도 대학 도서관보다 더 쾌적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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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외엔 텅텅
대학생 독서율 하락세 속
종이책보다 전자책 선택
공부도 스터디카페 선호
다른 거점국립대도 비슷
체험형 강의·전시 기능 결합
도서관 리모델링 잇달아
“차라리 강의실이나 연구실로 활용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서울의 한 주요 사립대 총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에 “시험기간 열람실을 제외하면 도서관이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지성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대학 도서관을 찾는 학생의 발길이 급감하면서 대학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자책 이용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학생 독서율 자체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게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스터디카페 등 대체 학습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을 외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인 10명 중 4명만 독서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부생의 교내 도서관 출입 횟수는 80만6483회로 2019년(135만1024회)보다 40.3% 감소했다. 다른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북대의 도서관 방문 횟수는 169만3579회에서 143만4383회로 줄었고 전북대는 162만5299회에서 98만1374회로 감소했다.
도서관 이용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학생들의 독서량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독서율은 2015년 67.4%에서 2017년 62.3%, 2019년 55.7%, 2021년 47.5%, 2023년 43.0%로 꾸준히 하락했다. 참고서, 잡지 등을 제외한 일반 도서를 연 1권 이상 읽은 성인이 열 명 중 네 명뿐이라는 의미다.
책을 읽더라도 전자책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대학생 윤소라 씨(22)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통해 대부분의 책을 읽는다”며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플랫폼에서 곧바로 볼 수 있어 시간과 장소 제약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김동진 씨(24)도 “휴대가 간편하고 필요한 책 여러 권을 기기 한 대에 담아 다닐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서울대 도서관 대출자는 2019년 4만2271명에서 지난해 1만9745명으로 53.3% 줄었다.
◇접근성 등 스터디카페에 밀려
스터디카페 등 학습공간 선택지가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돼 학교 도서관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월 정기권을 결제해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 대학생 박모씨는 “학교까지 가려면 지하철로 한 시간이 걸리지만 스터디카페는 걸어서 10분 거리여서 훨씬 편리하다”고 했다.
학습 환경도 대학 도서관보다 더 쾌적한 편이다. 서울 신촌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높낮이 조절 책상, 인체공학 의자, 개인 조명, 좌석별 콘센트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며 “학교 도서관보다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 보니 학생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 도서관은 시험 기간에만 24시간 운영하지만 스터디카페는 1년 내내 24시간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학들도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도서관 공간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중앙도서관 열람실 일부 공간을 미디어 기반 강의와 협업·교류, 전시 기능을 결합한 복합 교육·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대형 미디어월을 설치해 체험형 강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한양대 역시 2017년 중앙도서관 1층과 지하 1층에 스터디룸과 ‘하브루타룸’(대화가 가능한 공간)을 조성해 개방형 학습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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