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취하한 롯데손보···매각 시계 빨라지나 ‘촉각’

유길연 기자 2026. 2. 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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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기본자본 늘려라' 당국 조치 따라야
증자 방도 안보여···매각가 낮춰 새 주인 찾을 듯
재무재표 안정성 낮은 점도 몸값 하락 요인
/ 자료=롯데손해보험,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당국과의 소송전을 포기하면서 매각이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국의 조치에 따라 자본건전성을 개선할 방법이 마땅히 없기에 몸값을 낮춰 새 주인 찾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손보는 낮은 자본건전성 문제 뿐만 아니라, 재무제표 안정성도 낮은 상황이라 몸값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최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을 취하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는 롯데손보가 자본건전성이 낮다는 이유로 이 회사에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내렸다. 롯데손보는 이것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번에 소송전을 포기한 것이다.

당초 롯데손보가 소송을 제기할 때 이 회사가 승소할 것이라고 점쳤던 이들은 많지 않았다. 앞서 MG손해보험(현 예별손해보험)이 비슷한 이유로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했지만 결국 최종 패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롯데손보 임원진이 배임죄를 피하기 위해 강경대응을 하고 있단 해석도 제기됐다. 롯데손보는 가처분 소송 1심에서도 패소하자 결국 이번에 본안 소송까지 포기했다.       

롯데손보의 소송 포기로 인수합병(M&A) 불확실성이 해소됐단 평가가 제기된다. 가처분 소송에선 패소했지만, 본안 소송이 계속 진행된다면 원칙적으론 3심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당국의 처분이 취소될 여지가 있다. 롯데손보의 JKL파트너스는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몸값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당국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사실상 판단 받은 만큼 JKL은 매각가를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손보는 지난달 말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후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지만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계획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마땅한 증자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당국은 한 단계 격상된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렸다.

롯데손보가 당국의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새 주인을 맞는 것이다. 자금이 많은 기업이 롯데손보를 인수하고 추가 자금을 투입해 자본건전성을 개선하면 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JKL이 매각가를 낮춰야 한다. 

롯데손보의 문제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크게 낮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 회사의 기본자본비율은 마이너스(-) 값을 기록했다. 금리 하락으로 보험부채가 크게 늘어나 기본자본이 음수가 된 탓이다. 다만 4분기엔 마이너스를 벗어났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당국은 기본자본비율 50%를 넘기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는데, 이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 자료=롯데손해보험,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자본건전성 외에도 롯데손보는 재무제표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몸값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롯데손보는 2023년 3분기에 기존 재무제표를 뜯어고친 바 있다. 그 결과 원래대로라면 57억원의 적자였던 실적이 2629억원의 대규모 흑자로 바뀌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3분기에 롯데손보는 또 이미 작성을 마무리한 재무제표를 고쳤다. 회사가 회계정책을 변경했고, 기존 재무제표에서 오류를 발견해 수정한 것이다. 이에 2024년 9월 말 자본은 427억원 늘었으며, 순이익은 147억원 줄었다. 더불어 롯데손보는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값을 산출하는 데 있어 다른 보험사들과 달리 예외 모형을 적용하고 있다. 매각 의사가 있는 곳 입장에선 롯데손보의 재무제표를 믿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관계자는 "재무제표 재작성의 경우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인한 것으로 다른 보험사도 적용했다"며 "당사는 독립적인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받아 원칙모형과 예외모형의 차이 등 모든 재무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보가 매각가를 낮추면 거래는 예상보다 빠르게 성사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인수 후보로 떠오르는 곳은 한국투자금융지주다. 한국투자는 최근 예별손보 인수 예비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이다. 일각에선 롯데손보 인수가를 더 떨어트리기 위해 예별손보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분석도 있다. 

신한, 하나 등 은행 금융지주가 인수를 노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두 금융지주는 손보 계열사 경쟁력이 약하다. 특히 금융지주는 당국의 정책에 따라 자본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보험사 M&A를 위해선 인수가가 낮은 것이 중요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번 공개입찰에서 롯데손보 매각이 좌절된 이유는 결국 가격이었다"라면서 "가격만 낮추면 의외로 금방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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