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쇼핑백엔 K뷰티 가득, 저녁은 치맥…외국인 붐비는 명동 가보니

변덕호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ddoku120@mk.co.kr) 2026. 2. 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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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찾는 외국인 관광객 ‘쑥’
다이소·올리브영 등 K뷰티 매장 북적
치맥 즐기며 전방위 소비, 상권 활기
19일 방문한 다이소 명동점. 한 외국인 관광객이 뷰티 제품을 바구니에 담았다. [변덕호 기자]
“이거 한국에서 꼭 사야 해요.”

19일 오후 1시께 찾은 서울 명동의 다이소 명동점. 말레이시아 출신 A씨(25)는 쇼핑백 가득 담은 화장품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다음 목적지로 올리브영을 들른 뒤, 저녁에는 간단히 ‘치맥’을 즐길 계획이라고 했다.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발걸음이 다시 늘면서 상권 전반에 활기가 돌고 있다. 화장품과 패션 잡화·K푸드까지 다양한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춘절 연휴와 무비자 입국 확대, 원화 약세 등으로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방한 관광객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평일 점심에도 북적이는 다이소 명동점
19일 오후 방문한 다이소 명동점. [변덕호 기자]
다이소 명동점에는 유독 외국인 방문객이 몰렸다. 12층 규모 매장에서 상층부로 이동하려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엘리베이터 앞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일부 관광객은 긴 대기를 피하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들은 주로 12층에서 시작해 아래로 내려오는 ‘역순 동선’으로 쇼핑을 이어갔다.

가장 붐빈 곳은 뷰티 제품이 모여 있는 2층이었다. K콘텐츠 확산 영향으로 기초화장품과 기능성 제품을 한꺼번에 담는 모습이 이어졌다. 스킨, 토너, 수분크림, 마스크팩은 물론 ‘리들샷’ 등 인기 제품을 여러 개씩 구매하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색조화장품 코너에서도 테스트와 비교 구매가 활발했다.

5층 식품 코너 역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과자와 간편식을 고르는 관광객들로 진열대 앞이 가득 찼고, 일부 인기 상품은 빠르게 소진됐다. ‘삼립 미니꿀약과’는 최근 명동역점 식품·음료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했고, ‘두바이 카타이프 피스타치오 초코’, ‘미니 초코룹스 쿠키’ 등이 뒤를 이었다. 약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한국 전통 간식’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선물용으로 꾸준히 선택되는 분위기다.

문구류와 디지털 소품 코너에서도 수요가 이어졌다. 수첩과 학용품, 스마트폰 거치대와 케이스, 액정보호필름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구매가 이뤄지며 소비가 매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었다.

편의점·올리브영 매장도 외국인들로 북새통
19일 오후 방문한 CU 명동역점. 외국인 관광객들이 바나나맛 우유 매대를 둘러보고 있다. [변덕호 기자]
인근 편의점에도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 다이소 맞은편 CU 명동역점은 K푸드를 전면에 내세운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매장 입구에는 바나나맛 우유가 전면 배치돼 있었고, 일부 관광객은 캔커피와 함께 집어 드는 모습이었다.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바나나맛 우유+커피’ 조합을 찾는 경우다.

매장 안쪽 ‘라면 라이브러리’에는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짜파게티와 불닭볶음면 등을 직접 고른 뒤, 즉석 조리해 먹는 모습이 이어졌다. 단순 구매를 넘어 매장에서 경험까지 소비하는 형태다. 핫바, 삼각김밥, 컵라면 등 간편식 코너에서도 여러 개씩 담아 계산대로 향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19일 오후 방문한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변덕호 기자]
K뷰티 대표 채널인 올리브영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찾은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은 대형 쇼핑백을 든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 매장 내부는 대부분 외국인으로 채워져 있었고, 한국인은 직원 외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90% 안팎에 달하는 매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외국인 구매 고객만 5000명을 웃돈다. 실제 매대 곳곳에서는 일본어와 중국어, 동남아권 언어가 뒤섞여 들렸고, 인기 제품 앞에는 짧은 대기 줄도 형성됐다.

명동 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이 매장은 일본·중국·동남아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찾는 K뷰티 쇼핑 코스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2024년 하반기 이후 회복된 상권 분위기가 2025년을 거치며 더욱 뚜렷해졌고, 관광 수요 변화가 빠르게 반영되는 대표 매장으로 꼽힌다.

이밖에 라면과 과자, 과일 등을 판매하는 소매점에도 관광객이 몰리며 소비가 먹거리 전반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치맥’과 숫자로 확인되는 관광객 증가세
19일 오후 방문한 명동 내 한 치킨 프랜차이즈. [변덕호 기자]
인근 치킨 매장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다. 점심시간이 지난 데다 저녁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지만, BBQ을지로입구점·깐부치킨 명동점 등 곳곳에서는 맥주와 함께 치킨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쇼핑을 마친 뒤 바로 매장을 찾은 듯, 쇼핑백을 옆에 둔 채 식사를 이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명동 인근에서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과거에는 저녁 시간대에 외국인 손님이 집중됐다면, 요즘은 시간대와 관계없이 꾸준히 방문한다”며 “쇼핑을 마친 뒤 곧바로 치킨을 먹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 체감상 외국인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이어지는 춘절 연휴 기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최대 19만명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춘절 일평균 대비 44%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넘는 증가율을 보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관광객 유입 확대는 소비 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액은 37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30억9900만달러) 대비 21.3%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면서 명동 등 주요 상권의 매출 회복 속도도 예상보다 가파른 편”이라며 “단순 쇼핑을 넘어 식음료와 체험 소비까지 함께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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