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원이라니 횡재한 기분"…홈플러스 990원 도시락 통했다

최보윤 기자 2026. 2. 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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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직후 장바구니 부담 완화 위해 행사 진행
강서점에서만 판매 2시간 만에 140개 팔려
李대통령 '물가 안정' 주문에…대형마트ㆍ편의점 등 할인 행사 봇물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19일 990원 도시락을 판매 중이다/사진=정문필 기자

"도시락 하나에 990원이라니 너무 재밌는 가격입니다. 잔치집에 가서 먹고 싶은 음식 한 접시 챙겨 온 횡재한 기분이에요"

길었던 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간 첫 날인 19일 오전 대형마트 분위기는 대체로 한산했다. 기자가 방문한 홈플러스 강서점도 여느 평일과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장바구니를 끄는 손님도, 계산대 앞 줄도 길지 않았다. 하지만 매장 안쪽 조리음식 코너 앞 한 진열대만은 예외였다. '990원 도시락'을 판매한다는 소식에 고객이 몰려든 것. 영업 시작 20분도 채 되지 않아 20명 안팎의 고객이 몰려들어 가격표를 확인했다.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20일까지 이틀에 걸쳐 '홈플델리 도시락'을 기존 4990원 대비 80% 이상 할인된 가격인 990원에 판매한다. 메뉴는 '고추장&간장불고기', '햄&소시지' 두 종류다.

영업시작 직후 매장을 찾은 A씨는 두 메뉴를 번갈아 살펴보며 한참을 고민했다. A씨는 "도시락이 이 가격이라니 너무 재밌다. 먹는 것은 둘째치고 진짜 횡재하고 행복한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슨 회갑 잔치하는 집에 가서 먹고 싶은 음식 한 접시 챙겨 온 것 같은 기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옆에서 도시락을 고르던 B씨는 1인당 2개밖에 살 수 없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B씨는 "가격이 워낙 싸다 보니 다들 더 사가고 싶어 할 것"이라며 "식구가 많으면 몇 개 더 사고 싶은 마음이 들 텐데 두 개로 제한된 점은 조금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행사를 자주 하는 홈플러스가 더 잘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강서점 990원 도시락 물량 안내판/사진=정문필 기자


이번 행사 물량은 메뉴별 하루 150개씩, 총 300개다. 강서점은 오전 10시 160개, 오후 3시 140개로 시간대를 나눠 물량을 배정했다. 특정 시간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1인당 2개로 구매를 제한했다.

그럼에도 판매 속도는 빨랐다. 낮 12시 무렵 매장을 다시 찾았을 때 남은 도시락은 20여 개에 불과했다. 영업 시작 두 시간 만에 오전 물량 160개 중 140여 개가 팔린 셈이다. 도시락을 판매 중인 매장 직원 사이에서는 오후 물량 배정을 고민하는 소리가 들렸다.

홈플러스 강서점 매장직원인 C씨는 "어느 정도 빨리 팔릴 거라는 건 예상은 했다"며 "일단 오늘은 오전 오후로 나눠서 배분하려고 했지만 시간대별로 나눠서 1시간마다 20개씩 깔아서 판매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전 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990원 도시락’ 진열대/사진=정문필 기자


홈플러스는 이번 행사를 위해 990원 도시락을 2일에 거쳐 전 지점에 총 4만개 공급한다. 모두 팔린다고 가정하면 3960만원언치다. 홈플러스가 이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설 연휴 직후 높아진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AI 물가 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1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 1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8.03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물가 안정 목표치가 2.0%임을 고려하면 '물가안정국면' 수치지만 전년 대비 축산물은 4.1%, 수산물도 5.9% 뛰었다.

특히 국가데이터처 생활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편의점 도시락 소비자물가지수는 118.57로 5년 전인 2021년 1월 100에서 18%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런 연유에서 '물가 안정'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밀가루, 설탕, 생리대, 교복 등의 가격 문제를 직접 꼬집으며 점검을 주문했고, 범정부 차원의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도 가동 중이다.

이 같은 정부 기조에 맞춰 홈플러스 뿐만 아니라 이마트, 롯데마트, CU 등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은 저마다 물가 안정 할인전에 총력을 다하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20일부터 25일까지 자사 수입 돼지고기 전문 브랜드 '끝돼'를 앞세워 할인 공세를 이어가고, 이마트는 연휴 직후인 19일부터 25일까지 생필품과 먹거리를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편의점 CU도 유사 상품 대비 최대 79% 저렴한 생리용품을 비롯해 라면과 소주 등 편의점 수요가 높은 30종 상품을 최대 30%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물가 시기이기도 하고 연휴 직후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서 990원 행사를 진행했다"며 "향후 행사 연장 여부는 고객 반응과 판매 추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보윤, 정문필 머니투데이방송 MTN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