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받던 개근상, ‘귀한 상’ 됐지만 의미는 퇴색

조문욱 기자 2026. 2. 19. 16: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제 얼마 없으면 3월 새 학기가 시작된다.

과거 졸업생 대부분의 손에 주어졌던 개근상이 이제는 몇 명만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졸업생의 10%도 안 되는 학생들만이 개근상을 받았다고 한다.

개근상이 단순히 출석 일수를 다 채웠다는 의미를 넘어서 학생의 성실성, 학교 생활에 대한 태도와 책임감 등을 반영한 상으로서, 교육적으로 충분히 권장할 만한 요소라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이 의견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문욱 편집위원

이제 얼마 없으면 3월 새 학기가 시작된다. 예전 같으면 다음 주 즈음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까지 졸업시즌이었으나 최근 학교별로 재량껏 졸업식을 진행하는 분위기다.

최근 열린 초·중·고교 졸업식에서 개근상이 재조명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과거 졸업생 대부분의 손에 주어졌던 개근상이 이제는 몇 명만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졸업생의 10%도 안 되는 학생들만이 개근상을 받았다고 한다. 개근상이 이제는 '귀한 상(賞)'이 됐다.

과거 개근상은 어떤 일이 생겨도 학교만큼은 빠짐없이 출석해야 수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실함과 책임감의 상징이었다.

부모들이 "아파도 학교가서 아파라!"라며 자녀를 병원에 데려가기보다는 등교를 우선시했다.

필자가 자라난 시골은 밭농사가 주를 이뤘던 지역으로, 봄철 보리 수확기와 늦가을 고구마 수확기에는 어린 고사리손도 일손에 큰 보탬이 됐다. 

당시 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에게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주라는 차원에서 1~3일 정도 봄 보리 수확 시기에는 보리방학, 가을에는 감저(고구마의 제주어)방학이 있었다.

이런 사정이다보니 일부 가정에서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대신 손을 잡고 밭으로 이끄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무조건 학교를 가야한다'는 교육 일념으로 자식을 밭이 아닌 학교를 보냈다. 그래서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졸업식 때 개근상장을 손에 쥐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라는 커다란 충격과 교육환경의 변화로 이제는 소수만이 받는 귀한 상이 됐다.

코로나로 등교를 빠지는 날이 비일비재해지고, 현장학습이라는 새 교육 과정이 생기면서 학교에 빠짐없이 출석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그런 것이 성실함으로 여겨지던 문화가 사라졌다. 코로나의 파고를 겪으면서 '아파도 등교하면 오히려 주위에 민폐를 끼치게 되고, 아프면 집에서 쉬어야 한다'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아파도 학교에 성실히 나오는 학생을 '개근 거지'라고 놀리며 폄훼하는 문화까지 생겨났다.

여기에 고3 수험생들은 입시 막바지에 학원 수업이나 개인 일정으로 결석하는 일이 흔해졌다.

또한 부모들과 여행 등에 나설 경우 '현장 학습'이라는 명목하에 출석으로 인정하는 제도가 생겨나면서 교사들도 "필요하면 체험학습을 활용하라"고 안내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런 흐름으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고3이 되면 학교 수업보다 학원 특강을 우선하며 학교를 빠져도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지 않기 때문에 예전처럼 결석을 큰 문제로 보지 않고, 개근을 중요하지도 않게 여기는 모습들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안타깝다는 의견들이 많다. 입시 앞에서 학교 등교보다 학원을 우선시하면서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현실, 아이들이 조금만 힘들면 그만두거나 학교에 빠지는 습관이 들까 하는 걱정 등.

이런 현실 앞에서 일부 학교에서는 개근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 개근상에 학교의 상징을 넣고, 특별상품을 준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다.

개근상이 단순히 출석 일수를 다 채웠다는 의미를 넘어서 학생의 성실성, 학교 생활에 대한 태도와 책임감 등을 반영한 상으로서, 교육적으로 충분히 권장할 만한 요소라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이 의견이다.

성실함이나 인내 같은 가치가 희미해지고, 성적만능주의의 요즘 시대에 개근상은 오히려 희소성이 있고 가치가 큰 상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