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산 미착공 확산…건설업계, 비주거용지 주거 전환 추진 착수

공공택지 내 지식산업센터(지산) 미착공이 늘어나자 건설업계가 비주거용 토지의 주거 전환 추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업계가 관련 기초 조사에 착수하면서 지산 용도로 공급된 부지의 활용 방향이 본격적으로 조정 수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브릿지경제 취재 결과, 대한주택건설협회는 공공택지에서 지산 용도로 공급된 도시지원시설용지의 미착공이 확대되자 비주거용 토지의 주거 전환 추진을 위한 현황 조사에 착수했다.
협회는 시·도회를 통해 각 지역 민간 회원사가 보유한 도시지원시설용지 현황을 제출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단순 현황 파악을 넘어 향후 용도 전환 논의를 위한 기초 자료 확보 성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조사 착수는 사실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세부 추진 방향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활용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9·7 대책’을 통해 공실 상가·업무시설의 용도 전환을 활용한 도심 내 비아파트 주택 공급 확대 방침을 제시한 이후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정책 기조와 맞물려 지산 부지의 주거 전환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산 부지의 주거 전환이 현실화될 경우 공실 해소와 도심 주택 공급 확대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산 부지를 주택 용지로 전환하면 사업성이 떨어진 산업용 부지를 활용해 부족한 주택 공급을 일부 보완할 수 있다”며 “입지가 열악한 경우에는 선별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은 분양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훈 지식산업센터114 대표는 “국토부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구조 변경, 주거 기준 충족 등 기술적 과제와 건축비 부담, 기존 수분양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은 넘어야 할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시행·시공사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산 시장은 경기 침체와 공급 누적 영향으로 공실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준공 물량은 물론 착공을 앞둔 용지까지 사업성이 흔들리면서 업계 전반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공실 장기화가 지역 상권 위축과 금융 리스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지산은 총 1366개이며, 이 가운데 81.7%(1116개)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같은 기간 거래량은 520건, 거래금액은 2089억원으로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시장 위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홍승표 기자 spho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