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깜짝 승리’ ESS 2차 입찰…배터리 3사, 이르면 6월 3차 입찰 앞두고 ‘총력전’ 재개

권재현 기자 2026. 2. 1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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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선배 전기안전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 송길목 전기안전연구원장,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 김태의 SK온 ESS 세일즈실장(왼쪽부터)이 지난 1월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ESS 화재 안전성 고도화 및 차세대 안전 기술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온 제공

1조원대 정부 주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2차 입찰에서 SK온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을 누르고 ‘깜짝 승리’를 거머쥐면서 아직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3차 입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르면 6월 시작될 3차 입찰 공고를 앞두고 배터리 3사는 다시 ‘총력전’에 뛰어든 상태다. 사업비 규모와 낙찰 물량은 2차 때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ESS 사업 수주 실적은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등에 따른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국면의 구원투수로 떠오른 ESS용 배터리 해외 수주전에서 이점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의 잇단 ‘전기차 동맹’ 해체로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손실을 일부 메워줄 ‘실탄’ 확보 차원도 있다.

지난 12일 발표된 2차 입찰 승자는 SK온이었다. 전남 6곳·제주 1곳 등 모두 7개 사업지에 구축되는 전체 물량(565MW) 중 절반이 넘는 284MW(3곳)를 따냈다. 1차전 챔피언 삼성SDI와 국내 배터리 업계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202MW(3곳)와 79MW(1곳)을 따내는 데 그쳤다.

SK온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국내 최대 규모(3GWh)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시설(서산공장)을 마련한 데다, 양극재·분리막·전해질 등 배터리 핵심 소재 국산화를 추진한 점 등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다음 입찰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 국내 ESS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1차 입찰에서는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던 SK온이 대역전극을 펼친 배경에는 경제 산업 기여도와 화재 및 설비 안전성 등 비가격 요소와 함께 가격 요소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1차 입찰 대비 가격 배점을 60점에서 50점으로 낮추고, 비가격 배점을 40점에서 50점으로 올리는 등 평가 구조를 조정했지만, 물량 확보가 급한 업체들 중심으로 워낙 낮은 입찰 가격을 써내는 바람에 결과가 한쪽으로 쏠린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과열’을 우려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1·2차 모두 업체들이 막판까지 눈치를 보며 치열한 ‘저가 수주’ 경쟁을 벌였다”며 “과도한 저가 전략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면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입찰에선 지나친 가격 후려치기 경쟁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체별 상황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박철완 서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ESS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라 물량 확보가 최우선 과제인 SK온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SDI도 경쟁사들보다 비싼 삼원계(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기반이어서 수익성을 따질 여유가 없는 형편”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들과 달리 북미 시장 등 해외에서 꾸준히 ESS용 LFP 배터리 수주 실적을 내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선 앞으로도 철저히 사업성을 따지는 가격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권재현 선임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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