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쌓이면 건보료 인상 '타격'…ISA·연금저축 우산 써요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연 수백만원 고정지출 줄어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한해 250만원까지는 비과세
초과하면 국내 ETF 갈아탈만

30년 직장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말 퇴직한 A씨(60)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현역 시절에는 회사에서 알아서 처리해주던 건강보험료와 세금이 퇴직 후에는 매달 '고지서'라는 이름으로 직접 날아오기 때문이다. 국민연금만으로는 생활비가 빠듯해 현역 시절 조금씩 모아둔 해외주식, 국내주식, 예금, 펀드에서 나오는 수익에 기대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선 "소득이 있으면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는다"는 말이 들려온다.
자산을 지켜야 할지, 정리해야 할지 고민 중인 A씨. 그러나 세법과 금융상품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불필요한 세금과 건보료를 줄이면서 수익은 온전히 지킬 수 있다.
은퇴자에게 금융소득종합과세(연 2000만원 초과)와 건강보험 피부양자 탈락을 막는 것은 단순한 절세를 넘어 생활비 방어의 문제다.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연간 25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이 있지만, 이를 초과하면 22%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다행히 해외주식 양도소득은 현재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피부양자 자격 판단 시에는 소득으로 합산되므로, 자칫하면 건보료 부과 대상자로 전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주식 매매차익은 현재 비과세 혜택이 크지만, 문제는 배당소득이다. 배당금이 쌓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고, 이는 곧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해외주식은 국내 상장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국내 고배당주는 고배당 ETF 형태로 전환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연금계좌(IRP·연금저축)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들 계좌는 비과세·분리과세(ISA), 과세이연(연금) 혜택을 제공해 금융소득이 건보료 산정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같은 수익이라도 체감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비과세종합저축(65세이상)은 과거와 달리 가입 자격이 대폭 강화돼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특정 취약계층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 은퇴자라면 이 혜택을 기대하기보다 ISA의 비과세 한도와 저축보험 비과세 한도(거치식 1인 1억원, 적립식 1인 월 150만원)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은퇴 전후에 큰 수익이 난 해외주식은 '언제 파느냐'보다 '누가 보유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해외주식은 증여받은 시점의 가격이 새로운 '취득가액'이 되기 때문에, 배우자 간 증여 10년간 6억원까지의 비과세 한도를 활용하면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다만 2025년 이후 증여분부터는 '이월과세'가 적용돼 최소 1년 이상 보유해야 새로운 취득가액이 인정된다. 단기 매도를 염두에 둔 증여는 오히려 세 부담을 키울 수 있어 사전 설계가 필수다.
연간 사적연금(연금저축+IRP)수령액이 15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6~45%의 종합과세 세를 적용받을 수도 있고, 다른 소득과 무관하게 연금 수령액에 대해 16.5%의 분리 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임대소득 등으로 이미 종합소득세율이 높은 은퇴자라면 1500만원이 넘더라도 16.5% 분리과세가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이상적인 전략은 연금 수령액을 연 1500만원 이하로 끊어 3.3~5.5%의 저율과세 구간을 지키는 것이다. 연금은 많이 받는 것보다 오래, 효율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재테크의 전반전이 공격(수익률)이었다면, 은퇴 이후의 후반전은 수비, 즉 절세와 건보료 관리다. 세전 수익률은 숫자에 불과하지만 세후 수익률은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진짜 실력이다. 특히 은퇴자에게 해외주식 차익이나 배당소득은 단순한 수익을 넘어 '피부양자 자격'을 흔드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2025년부터 강화된 증여 규정(1년 보유)과 ISA, IRP(연금저축)의 활용법을 제대로 숙지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수백만 원의 고정지출을 줄일 수 있다. 지갑을 불리는 최고의 기술은 더 버는 데서가 아니라, 내지 않아도 될 돈을 막는 것에서 시작된다.

[송정화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골드PB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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