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만기 두달전까지 '아무 말이 없으면' 기존 조건으로 자동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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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과 임차인은 생활이 얽혀 만들어진, 특별하면서도 불편한 관계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 만기 2개월 전까지 계약 갱신 여부에 대한 의사 표시가 없으면, 기존 조건 그대로 2년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규정한다.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사이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기존 조건 그대로 2년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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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적 갱신 상태에서는
임차인 언제든 계약해지 가능

임대인과 임차인은 생활이 얽혀 만들어진, 특별하면서도 불편한 관계다. 괜히 연락했다가 분쟁이 생길까 싶어 서로 조심하다 보니 계약 만기라는 중요 시점을 놓치기도 한다. "연락 없으면 그냥 계속 사는 거겠지." 그렇게 미뤄둔 침묵이 계약의 종류를 바꾸고 혼란이 시작된다.
묵시적 갱신은 말 한마디하지 않은 대가로 계약의 주도권을 통째로 넘겨주는 제도다. 2년 전세 계약. 만기 두 달 전까지 집주인도 세입자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 만기일에 집주인이 말했다. "이제 계약 끝났으니 이사 준비하세요." 세입자는 답했다. "묵시적 갱신됐잖아요. 2년 더 살래요."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 만기 2개월 전까지 계약 갱신 여부에 대한 의사 표시가 없으면, 기존 조건 그대로 2년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규정한다. 보증금, 임대료, 계약기간 모두 동일하다. 서로 침묵하는 순간, 계약이 새로 시작된 것이다. 묵시적 갱신은 계약갱신요구권보다 훨씬 오래된 제도다. 원래 취지는 단순했다. "아무 말없이 세입자를 내쫓지 못하게 하자."
분쟁을 막기 위한 완충장치였던 이 제도는, 2020년 이후 계약갱신요구권·전월세상한제·보증보험제도와 결합되면서 임차인 보호 장치 중 가장 강력한 구조로 변모했다.
묵시적 갱신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동일 조건으로 2년 자동 연장된다.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사이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기존 조건 그대로 2년 연장된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원하거나 임대료를 인상하고 싶어도 법적으로 손을 쓸 수 없다. 다만 임차인이 차임을 2기 이상 연체하는 등 중대한 의무 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묵시적 갱신이 성립하지 않는다.
둘째, 해지권은 임차인에게만 열려 있다. 묵시적 갱신 상태에서는 임차인이 언제든 계약 해지 통지를 할 수 있고, 통지 후 3개월이 지나면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반면 임대인은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다. 침묵의 대가는 오롯이 임대인에게만 남는다.
셋째, 계약갱신요구권은 그대로 남아 있다. 묵시적 갱신으로 2년이 연장됐다고 해서 계약갱신요구권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 2년을 더 산 뒤에 임차인은 다시 한 번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다.
즉 묵시적 '갱신 2년+ 계약갱신요구권 2년'으로 최대 4년 이상의 거주 안정성이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묵시적 갱신 성립의 가장 큰 전제인 '의사표시의 부재'에도 원칙이 있다.
계약 해지, 갱신 거절, 조건 변경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다면 묵시적 갱신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와 기록이다.
만기 2개월 전까지, 갱신 여부에 대한 의사를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내용증명 등 입증 가능한 방식으로 남겨두는 것. 이 기본 절차 하나가 수년간의 분쟁을 막는다.
단순한 자동 연장이 아니고 힘의 균형이 완전히 달라지는 묵시적 갱신은 전회에 다룬 계약갱신요구권과 다소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임대차 현장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일반 재계약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양정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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