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제네바회담 ‘빈손’…끝나지 않는 전쟁

정다원 2026. 2. 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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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다음 주면 4년을 꽉 채우게 됩니다.

올해 들어 종전을 위한 3자 회담이 세 차례나 진행됐지만 전선에서의 공방은 여전히 잦아들 기미가 없는데요.

이 긴 전쟁이 언제쯤 끝날 수 있을지, 월드이슈에서 정다원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연휴 동안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세 번째 3자 회담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죠.

기대했던 성과는 없었던 것 같네요.

[기자]

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회담이 "어려웠다"고 평가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가부터 들어보시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군사적 측면의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진지하고 실질적인 소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민감한 정치적 문제, 즉 가능한 타협안과 정상 간의 만남에 필요한 사항들은 아직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측도 회담이 어려웠지만 실무적 대화는 나눴다고 짤막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실제로 첫날 회담은 5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둘째 날은 두 시간 만에 끝났고요.

지난번 아부다비 회담 직후 포로 교환 합의 사실이 공개된 것과 달리, 이번엔 새로운 합의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회담에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이 협상 전면에 나섰고, 유럽 국가들이 자문 형식으로 회담을 외곽 지원했거든요.

그래서 종전 논의가 좀 더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회담 뚜껑을 열고 보니, 휴전 감시 논의가 진행됐다는 언급 외에는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모습입니다.

미국은 종전 협상 시한을 올해 6월로 제시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가 95% 정도 진행됐다고 공언한 적도 있지만, 실제로는 종전 합의까지 간극이 큰 상황입니다.

[앵커]

전쟁이 4년이나 지속됐는데도 종전 합의에 매번 실패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가장 큰 쟁점은 영토 문제입니다.

특히 돈바스 영토 문제가 논의의 진전을 막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묶어서 돈바스 지역이라고 부르는데요.

지도에서 보시는 바로 이 지역입니다.

2014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했잖아요.

그때 돈바스에 사는 러시아인들이 분리주의 운동을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무력 분쟁을 이어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2022년에 전쟁을 시작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게 바로 "돈바스 주민 보호"였거든요.

실제로 전쟁 이후에 러시아가 돈바스 점령에 화력을 집중해 왔습니다.

미국 전쟁연구소는 실시간으로 우크라이나 전황 지도를 공개하고 있는데요.

오늘 아침에 올라온 지도를 확인해 봤습니다.

분홍색이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는 지역인데요.

우크라이나 영토의 20% 정도에 이릅니다.

루한스크는 사실상 러시아가 장악했고요.

러시아 점령지와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이 맞닿은 곳이 교전이 가장 치열한 지역입니다.

도네츠크 곳곳이 해당됩니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뿐 아니라, 자포리자와 헤르손주까지 모두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크라이나는 영토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 국민투표에 부쳐도 부결될 거다 이렇게 맞서고 있습니다.

[앵커]

영토 문제는 이렇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데, 안보 보장 이슈도 있다면서요.

[기자]

영토 문제만큼 복잡한 쟁점이 안보 보장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끝난 뒤에 러시아가 다시 침공할 수 없도록, 확실한 안전장치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가장 강력한 선택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가입이겠죠.

하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미국과 서방이 유사시에 군사적으로 개입한다는 법적 보증을 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종전 후 15년 동안 안보 보장을 해주는 걸 우크라이나에 제안했다고 하죠.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15년은 너무 짧고, 최소 20년 이상 안보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군대 규모를 대폭 줄이는 걸 종전의 전제로 내걸고 있습니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더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러시아는 그게 자국 안보에 위협이라며 반대하는 구조입니다.

[앵커]

종전이 늦어지면 그만큼 인명 피해도 커지겠죠?

[기자]

네, 지난 4년 간 발생한 인명 피해 규모도 이미 참혹한 수준입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는 양측의 군인 사상자가 곧 2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에는 특히 러시아군 인명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이번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군 전사자를 최소 32만 5천 명으로 추산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와 소련이 치른 모든 전쟁의 총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5배나 많은 규모입니다.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도 천문학적입니다.

지난해 초 유엔과 세계은행 등이 추산한 재건 비용이 우리 돈으로 약 750조 원이었는데, 전쟁이 1년 더 지속된 만큼 이번 달 발표될 수치는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조만간 종전 회담을 다시 열기로 했는데요.

영토와 안보 보장이라는 핵심 쟁점에서 과연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박혜민 최정현/그래픽:강민수 김정현/자료조사:권애림/영상출처:@PresidentGovUa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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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원 기자 (mo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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