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싸움·형평성 변수⋯ 석화 재편안 늦어지는 ‘울산·여수’

장애리 기자 2026. 2. 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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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 NCC 통폐합안 이달 말 윤곽⋯‘첫 승인·지원 세트’ 가늠자
조율 범위 방대한 여수, 최종안 정리 ‘난항’
울산, 정유 연계·샤힌 변수로 속도 더뎌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석유화학 대책을 지역별로 순차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울산·여수 산단은 설비 감축과 통합 범위 설정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최종안 도출이 지연되고 있다. 감축 결정이 손익과 경쟁력은 물론 고용·지역경제까지 직결되면서 ‘먼저 결단하면 부담’이란 기류가 읽힌다. 업계는 이달 말 윤곽이 나올 ‘대산 1호’와 정부·채권단 지원 패키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구조개편의 첫 사례로 꼽히는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의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폐합 재편안인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이달 중 확정된다. 재편안이 확정되면, 채권금융기관이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정부도 지원 패키지를 내놓는 수순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대산 프로젝트가 가장 먼저 진행되고 있어 이달 말쯤 구체적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첫 승인·지원 세트’가 어느 수준으로 제시되는지에 따라 후속 산단의 최종안 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원의 틀이 구체화되면 다른 산단에서도 감축·통합 협상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지원 범위가 제한적일 경우 협상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 16개사는 작년 연말까지 사업재편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다만 ‘대산 1호’를 제외한 나머지는 계획안 단계에 머물러 산단별 최종안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여수와 울산 산단에서 현재까지 최종안 제출 계획을 명확히 제시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로 참여 기업이 많고 공정·제품 포트폴리오가 촘촘히 얽혀 있어 이해관계 조율 범위가 넓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축 규모를 정하는 과정에서 설비 공동 운영 범위, 공정 전환 투자, 비용·수익 배분 구조 등 실행 설계까지 동시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 각 기업의 존폐, 고용과 지역 경제까지 맞물려 있어 협의가 쉽지 않다”며 “서로 타사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은 정유 공정과의 연계도가 높아 단순 감산이나 설비 철수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료 조달부터 정유·석화 공정, 다운스트림 체인까지 연결돼 있어 통합·최적화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지 조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에쓰오일이 추진 중인 ‘샤힌 프로젝트’도 변수다. 9조원대 대형 투자 프로젝트로 EPC(설계·조달·시공)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며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다. 샤힌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180만t)이 울산·온산 산단 전체 기존 생산량(176만t)을 웃돈다는 점에서 수급 부담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구조개편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주요 사업장별 구조 개편안 제출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이해 관계자 간 협의 과정에서 속도 차이가 존재한다”며 “실질적인 구조 재편 실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