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통상권은 지금] <9> 40여 년 역사 남산동악기점골목⋯다시 ‘희망의 소리’ 울리나

권영진 기자 2026. 2. 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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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명덕네거리~남문시장 중심 형성 후 명맥 유지
IMF 외환위기·인터넷 쇼핑몰 등장 등 여파 침체기
‘골목 경제권 조성사업’ 최종 선정…재도약 기대
남구 명덕네거리~중구 남문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남산동악기점골목 모습이다. 권영진 기자
지난해 8월 대구 중구 명덕초등학교에서 열린 '남산썸머사운드' 축제에서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제공
한 음악 밴드가 지난해 8월 대구 중구 명덕초등학교에서 열린 '남산썸머사운드' 축제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제공

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대구 중구 남산동악기점골목이 다시 한 번 재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한때 지역 악기 유통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던 이곳은 IMF 외환위기·인터넷 쇼핑몰 등장 등의 여파로 침체기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했었다.

그러나 최근 대구시와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 주관하는 골목경제권 조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조용했던 골목에 다시 '희망의 소리'가 울릴지 관심이 쏠린다.

남산동악기점골목은 대구에서 유일하게 악기 판매점과 음악 관련 업종이 밀집한 상권이다. 1980년대 초 이곳에 동양악기와 진드럼종합악기가 처음으로 자리를 잡은 후 남구 명덕네거리~중구 남문시장을 중심으로 각종 클래식 악기와 음향기기 판매점과 수리점을 비롯해 음악학원 등이 모이면서 골목상권이 형성됐다.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 악기 및 음악 관련 매장과 학원이 밀집해 지역 음악인들에게 '성지'와 같은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온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소비 위축과 함께 악기 수요가 감소하면서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2000년대 들어 인터넷 쇼핑몰과 대형 악기 전문매장의 등장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과 접근성에서 밀려나면서 명맥만 유지한 채 침체기를 이어갔다.

19일 오전 방문한 남산동악기점골목은 큰 도로를 가운데 두고 도로 양편에 띄엄띄엄 악기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한 때 100여 곳의 점포가 입점해 있었지만 곳곳에 빈점포와 악기 및 음악과 관련이 없는 점포들이 자리를 잡은 모습이었고, 방문객들의 발길도 뜸해 침체기를 겪고 있음을 짐작케했다.

이곳에서 30여 년 넘게 악기점을 운영해온 상인 김모(70)씨는 "예전에는 전국에서 손님이 몰려왔지만 지금은 단골 위주로 겨우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1990년대 중반까지는 100여 곳의 악기 관련 매장이 입점해 있었고, 특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활기로 넘쳤지만 지금은 절반이 문을 닫아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남산동악기점골목은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대구시와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 주관하는 '골목경제권 조성 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지난해 골목상권 안정화 및 활력지원사업에 선정된 남산동악기점골목은 예산 1억 원을 지원받아 상권 브랜드 강화를 위한 악기상가 상징 조형물 설치, 노후 상가 개선을 위한 벽화 및 공공디자인 적용, 남산 썸머 사운드 축제 등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지소쿠리 클럽, 사필성 밴드, 노브 등 인디 씬에서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밴드와 지역 밴드 등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진행된 여름 인디밴드 축제 '남산 썸머 사운드'의 경우 2천700여 명의 방문객을 유입시켰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인들의 노력도 눈부셨다. 남산동악기점골목상인회는 지역민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명덕초등학교를 방문해 찾아가는 음악교실을 진행하고, 서울의 대표적 악기 상가인 낙원상가와 MOU를 맺는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 결과 대구시와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 주최한 '2025년 골목경제권 조성사업 우수 골목상권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한때 침체기를 겪었던 남산동악기점골목에 다시 '희망의 소리'가 울려 퍼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남명호 남산동악기점골목 상인회장은 "지난해 남산 썸머 사운드 행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린 후 대구에도 악기 골목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상인들 사이에서 활성화를 위해 다시 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며 "현재는 중구를 중심으로 상인회가 구성되어 있지만 남구 대명동을 비롯해 대구 곳곳에 흩어져있는 악기점들을 모아 상인회 구성을 크게 넓혀 대구가 음악의 도시라는 점을 전국 각지에 알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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