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나야, 너는 여전히 너야?"...Z세대 '감성 글귀'의 출처는?

2026. 2. 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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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덤폰 칼럼은 참담했다.

나는 Z세대 컬럼을 쓰지만, 정작 Z세대가 아니다.

나도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내봤다.

"나는 이런 거 저런 거 생각했고, 저번 주에는 덤폰 썼어." 반응은 미지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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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지난 번 덤폰 칼럼은 참담했다. 관심은 없고 욕만 먹었다. 덤폰은 미국 젠지 세대와 유럽과 테크 유튜버들에게는 핫 했지만 한국에는 아직 비주류였고, 심지어 일부 독자들에게는 트렌디하지 못했다. 게다가 다음에 쓰려고 적어둔 한가득의 메모들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건드려야 할지 몰라 수차례 덮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현장 학습이 필요했다. 나는 Z세대 컬럼을 쓰지만, 정작 Z세대가 아니다. 20살 가까이 어린, 내 학번에 엇비슷하게 태어난 친구들을 만났다.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기로 했다.

"얘들아, 두쫀쿠 다음에 뭐 쓸까?"

친구들은 쉽게 답하지 못했다. 나도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내봤다. "나는 이런 거 저런 거 생각했고, 저번 주에는 덤폰 썼어." 반응은 미지근했다. "아~ 유행하긴 하죠." 그 뒤로 이어지는 반박과 조언들. 친구들이 설명했다. "미국 젠지, 한국 젠지, 그리고 젠지가 또 젠지로 나뉘어서 하나로 귀결될 수가 없다는 게 우리 젠지들의 문제예요." 자조 섞인 목소리였다.

답답해진 나는 결국 꼰대질을 했다. "너희는 왜 이렇게 마음이 자주 바뀌냐." 그 순간이었다. 누군가 웃으면서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은 여전히 서울이고."
그러자 친구들이 일제히 입을 모았다.
"나는 여전히 나야, 너는 여전히 너야?"

그들은 이 문장을 함께 읊조리며 웃었다. 나만 빼고. 나는 영문을 몰랐다.

"그건 그 맥락에서 안 맞지 않니?"

"아니 이건 감성 글귀예요."

친구들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블로그 제목으로 쓰이고, 시 제목처럼 쓰이고, 인스타 릴스에 나오는 문장이라고. 외로울 때 쓰는 말이라고. 존재론적 외로움을 표현한다고. 오늘의 일기나 마음이나 사진 한 장에 제목이 될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그래서 물었다.

"출처가 뭔데?"

"로맨스 스캠이요."

SNS를 기반으로 연애를 목적으로 접근해 금전을 요구하는 '로맨스 스캠'이 유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블로그 치안정책 페이지 중 '로맨스 스캠' 주의 게시물 캡처

친구들은 다시 한번 빵 터졌다. 나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로맨스 스캠. 사기꾼들이 번역기 돌려서 만든 대사가, Z세대의 감성을 대변하는 문장이 되었다는 것. 이보다 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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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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