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김재웅 노하우 다 배우고 왔다… 군대에서 만난 귀인들, 18개월 준비 보여줄 시간 왔다

김태우 기자 2026. 2. 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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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복무 기간 중 신체 능력은 물론 기술적인 부분까지 업그레이드하며 기대를 모으는 이기순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미야자키(일본), 김태우 기자] 훈련소를 수료하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자대 배치를 받은 이기순(23·SSG)은 칠판에 적힌 방 배정을 보고 흠칫 놀랐다. 자신이 의도했던 것도 아닌데, 어떻게 보면 좋은 기회가 열렸다는 생각에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기순과 함께 3인 1실을 쓸 선임은 구창모(29·NC)와 조민석(28·NC)이었다.

모두 배울 게 많은 선임들이었고, 특히 같은 좌완인 구창모는 무궁무진한 배움의 선생님이었다. 구창모는 건강하면 리그 에이스급 성적을 찍을 수 있는 특급 좌완이다. 이기순도 “처음에는 조금 많이 어색했고, 엄청난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인정할 정도다. 하지만 같이 방을 쓰면서 그 어색함의 공기는 점차 지워져갔고, 이내 질문의 시간이 시작됐다. 구창모도 이기순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며 선·후임 사이는 돈독해졌다.

이기순도 “엄청 많이 물어봤다”고 인정할 정도다. 몸 관리를 하는 방법,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그리고 투구 메커니즘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 하나가 시작됐다. 구창모는 이기순에게 조금 더 팔을 끌고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했고, 이기순의 투구 폼은 그렇게 입대 전후가 달라졌다. SSG 코칭스태프에서도 주목하는 변화다.

이기순은 “내가 먼저 물어봤는데 내가 던질 때 앞스윙이 끊어지는 유형”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구창모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조금 더 타자 쪽으로 공을 끌고 나가는 훈련을 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이어지면서 패스트볼의 위력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정권 SSG 퓨처스팀(2군) 감독은 “원래 패스트볼이 좋았던 선수인데 공을 더 끌고 나오면서 타자가 느끼는 위압감이 더 커졌다”고 놀라워했다. 이기순도 “회전을 100% 쓰는 느낌이라 좋은 것 같다”고 만족했다.

▲ 이기순은 상무 복무 기간 중 구창모 김재웅으로부터 많은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SG랜더스

상무에서 만난 ‘귀인’은 구창모가 끝이 아니었다. 구창모가 제대를 하고 새롭게 방 배정을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에는 김재웅(28·키움)과 방을 같이 쓰는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김재웅은 크지 않은 체구지만 강력한 수직무브먼트를 자랑하는 좋은 패스트볼을 갖춘 좌완이다. 실제 SSG가 이기순을 지명할 당시 김재웅을 참고 자료로 삼았다는 것도 비밀이 아니다. 구창모로부터 여러 가지를 배운 이기순은,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교본을 만나 또 여러 가지를 묻고 조언을 받았다.

이기순은 “내가 생각해도 재웅이 형과 비슷한 면이 많다. 많이 바꾸지는 않았고, 내가 가진 것에서 재웅이 형이 디테일한 부분들을 많이 잡아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렇게 좋은 교본들을 만나 물어보고 듣다 보니 1년 6개월 가량의 군 복무가 끝이 났다. 이기순은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다”면서 “재미 있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최고의 군 복무를 한 셈이다.

그렇게 제대한 이기순은 올해 SSG 마운드의 강력한 지원군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무래도 제대 후 몸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아 예정됐던 1차 캠프에 가지는 못했지만,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퓨처스팀 캠프에는 정상적으로 참가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1군 2차 캠프 합류도 확정됐다. 몸 상태도 좋고, 시즌을 앞두고 컨디션도 순조롭게 올라오고 있다는 게 이기순의 설명이다.

18일 열린 고려대학교와 연습경기에서는 공 8개로 1이닝을 ‘순삭’했다. 굳이 변화구를 던지지 않고 패스트볼 하나로도 좋은 커맨드를 보여주며 상대 타자들을 얼어붙게 했다. 모든 코칭스태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기순도 “모처럼의 실전이었는데 커맨드 쪽에서 생각했던 대로 딱 됐다. 몸이 생각보다 빨리 올라온 것 같다”면서 “아직 구속이 조금 안 올라온 것 같은데 처음이니까 계속 게임에 나가다 보면 좋아지고 올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희망찬 첫 출발을 평가했다.

▲ 팔 스윙을 교정하면서 패스트볼의 위압감이 더 좋아진 이기순은 슬라이더까지 장착하며 1군 정착을 노리고 있다 ⓒSSG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이기순이 올해 팀의 좌완 불펜 전력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으로 잔뜩 기대 중이다. 입대 전인 2024년 1군에서 10경기를 활용하며 이기순의 잠재력을 직접 눈으로 지켜본 경험도 있다. “입대하기 아깝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니, 상무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이기순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기순도 좌완 불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장점을 바탕으로 힘껏 부딪혀보겠다고 의지를 다진다. “올해는 꼭 야구를 잘하고 싶다”고 강조하는 어투에는 간절함도 묻어 있다.

이기순은 상무 복무 중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신체 능력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정권 감독이 “근육맨이 되어서 돌아왔다”고 웃을 정도다. 스윙을 교정하면서 스스로도 공을 때리는 힘이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다. 워낙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선수인 만큼 비시즌 동안 열심히 연마한 슬라이더의 위력이 좋아지면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기순도 보직과 관계없이 어떤 상황이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퓨처스팀 선발 로테이션을 준비하면서 이미 불펜 피칭도 100구 이상을 소화할 정도로 착실하게 투구 수를 끌어올렸다. 이기순은 “어떤 수치적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1군에 있으면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라면서 “군에 가기 전보다 동료들이 다 좋아졌고 좋은 선수도 많이 나왔다. 약간 걱정도 됐지만, 내 할 것을 하고 있으면 분명히 자리가 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2026년을 희망차게 바라봤다. ‘귀인’들을 만나 더 강해질 이기순의 투구에 SSG의 큰 기대가 몰리고 있다.

▲ 올 시즌 SSG 좌완 불펜진의 강력한 지원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기순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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