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기술력 충분한 관악S밸리…벤처·창업 거점 더 업그레이드”
쇠락한 신림동 고시촌 ‘창업요람’ 변모
서울대에 제안 7년 만 630개 기업 입주
관악산에 자연휴양림 ‘24개 정원’ 조성

2017년 사법고시가 폐지된 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대학동)은 쇠락했다. 고시생들이 빠져나가면서 상권도 함께 무너졌다. 슬럼화되던 고시촌은 2018년부터 변하기 시작한다. 박준희 구청장이 2018년 부임하고 나서다. 그리고 2026년 현재. 대학동과 낙성대동 일대는 완전히 달라졌다. 600개가 넘는 벤처기업들이 둥지를 틀며 관악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관악구를 벤처 창업 도시를 만들겠다는 박 구청장의 구상이 고시촌에서 현실화됐다. 헤럴드경제가 지난달 29일 박 구청장을 만나 관악의 미래를 엿봤다.
- 재임 8년 중 가장 큰 성과는.
▶당연히 관악 S밸리다. 관악S밸리는 관악구가 서울대의 우수한 인재와 기술력을 활용해 조성한 글로벌 창업·혁신 클러스터다. 관악은 베드타운 이미지가 너무 짙었다. 민선 7기 임기 때 당시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만나 혁신 경제 도시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유수 대학이 있는 곳에는 인재와 기술력이 있다. 우리 관악이 서울대와 청년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면 충분히 벤처도시, 혁신 경제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관악구는 낙성대 일대 ‘낙성벤처밸리’와 대학동 중심 ‘신림창업밸리’를 두 축으로 벤처 창업을 선도하는 혁신 경제 생태계를 갖춘 도시로 탈바꿈했다. 서울대와 함께 창업 보육 공간 18곳을 마련했고, 창업 불모지였던 관악구에 창업기업 630여 개, 인원으로는 약 30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연매출 또한 2019년 8억2400만원에서 2024년 565억원을 기록하며 68배 이상 늘었다.
-관악S밸리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지난해 ‘관악 S밸리 R&D 벤처·창업 특정개발진흥지구 진흥계획’이 서울시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승인됐다. 지구 지정을 위한 핵심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 특정개발진흥지구 최종 단계인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립이 완료되면 건폐율, 용적률, 높이 제한 등 도시계획 규제가 완화되고 세제 혜택까지 더해져 창업기업 유치 경쟁력이 강화된다. 현재 낙성대공원 일대 약 2만2000평 규모에 ‘관악 S밸리 벤처창업 거점공간 조성’을 추진 중이다. 6월 기본구상안이 마련된다.
-지난해에는 관악중소벤처진흥원이 문을 열었다.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출범했다. 공무원이 벤처기업을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체계적인 지원, 기술 컨설팅, 해외 시장 진출, 각종 투자자 모집 등을 매칭해주는 전문 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올해부터는 ‘관악 S밸리 창업공간’ 운영을 비롯해 구에서 수행해오던 벤처·창업기업 지원 사업들도 진흥원으로 이관해 전문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2030년에는 관악에 1000개 이상의 벤처기업이 자리 잡는 것도 가능하다. 1만명 이상의 벤처 창업가들이 관악에서 활동하게 되면 소비가 촉진되고 구매력이 높아져 지역 경제로 선순환되는 구조가 된다. 민선 8기 경제 분야 공약 이행률은 100%에 도달했다. 관악S밸리는 민선7·8기에 이어 민선 9기에서 3.0이라는 이름으로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창문을 열면 꽃과 나무가 보이는 힐링 정원 도시를 표방했다.
▶다른 자치구는 공원녹지과 정도로 운영한다. 관악은 공원여가국으로 격을 높여, 1년 이상 운영하고 있다. 2024년 조성이 완료된 별빛내린천(도림천)은 힐링 정원의 도시 1번지가 됐다. 특히 관악산도 많이 바뀌고 있다. ‘관악산공원 24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4개 공원 정원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20개를 완성했고 4개는 진행 중이다. 관악산에는 자연휴양림도 들어선다. 예산 141억원이 투입된다. 휴식을 위해 강원도나 지방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축구 전용구장, 파크골프장, 테니스장을 관악산 자락에 담을 것이다.
- 2024년 예산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뒤 계속 유지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데 비해 예산이 많다.
▶관악구의 재정자립도는 25개 자치구 중 19위로 낮은 편이다. 재정자립도는 자체 수입 대비 지출을 의미한다. 하지만 예산 규모는 25개 구 중 9위다. 외부 자원을 많이 유치했기 때문이다. 원래 재정자립도 순서대로라면 20위권이 돼야 하지만 9위가 됐다. 단순 비교만 해도 엄청난 성장이다. 민선 8기 내 총 2862억원(지난해 말 기준)의 외부 자원을 확보했고, 같은 기간 총 203건의 대외기관 평가에서 수상하며 구정 전반의 정책 역량과 성과를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8년간 재임 중 아쉬운 점은.
▶서울시나 중앙정부에서 매칭해주는 사업이 끊기는 경우가 있다. 청년 정책을 예로 들면, 청년 문제가 행정에 등장한 건 2010년 이후다. 그 전에는 청년 대상 사업이 거의 없었다. 관악구는 전국에서 청년 세대 비율이 41.4%로 가장 높다. 나는 226개 지자체 청년 정책의 롤 모델을 관악에서 만들고 싶었다. 예산이 없다 보니 중앙정부나 서울시 공모사업에 의존하게 되는데, 대부분 1년짜리로 끝난다. 정책은 지속성과 연속성이 중요하다. 그때마다 구비로 이어가려니 재정 압박이 크다. 청년 정책 예산은 민선 7기 때 5400만원이었지만 올해에는 236억원을 편성했다. ‘관악 으뜸 청년통장’이 대표적이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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