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차세대 살균 기술 ‘저온 플라즈마’

플라스마(plasma)란 물질에는 고체, 액체 및 기체 등 3가지 형태가 있으며, 이를 '물질의 삼태'라고 한다. 고체에 열(에너지)을 가하면 액체가 되고 액체에 열을 가하면 기체가 된다. 물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얼음(고체)에 열을 가하면 물(액체)이 되고 물(액체)에 열을 가하면 수증기(기체)가 된다. 고체, 액체, 기체 상태에서는 물질의 분자나 원자가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얼음, 물 및 수증기 등은 모두 H2O로 존재한다. 그러면 기체에 열을 가하면 어떻게 될까? 기체 분자나 원자가 파괴되고 이온화된다. 이러한 상태의 물질을 '제4의 물질' 또는 '플라스마'라고 한다. 고체, 액체, 기체 상태에서는 물질의 분자나 원자가 변하지 않으나 제4의 물질인 플라스마에서는 물질의 분자나 원자가 분해되고 이온화된다. 플라스마는 강력한 산화력을 갖고 있어서 모든 미생물을 파괴한다.
인간은 과거 수천 년 동안 미생물과 싸워왔고 이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100여 년 전에는 각종 박테리아가 음료수를 통해 인체에 침입하여 콜레라, 장티푸스 등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이 사망하였으나 보건학자들에 의해 개발된 혁명적인 살균법 '염소 소독'에 의해 이러한 전염병은 사라졌다.
그 후 영국의 플레밍에 의해 페니실린 등 항생제가 개발되어 결핵과 수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항하는 미생물은 결코 조용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항생제에 저항하는 새로운 변종, 즉 '항생제 내성균'이 나타났고, 인간은 이러한 미생물에 일일이 대항할 능력이 없었다. 그 결과 미생물이 창궐하였고, 2019년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번 코로나 사태로 바이러스 이환자가 7억8000만 명 발생하였고, 사망자가 700만 명을 초과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미생물을 사멸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은 없을까? 이것이 보건학 분야가 당면한 문제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획기적인 해결책으로 필자는 '저온 플라스마' 기술을 제안한다. 저온 플라스마는 살균력이 강한 활성산소와 활성질소로 구성되어 있다.
저온 플라스마의 살균력에 대해서는 이미 1976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수 크루거 등이 주장한 바 있다. 최근 미시간 대학교 과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저온 플라스마는 바이러스를 99% 파괴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므로 지난번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저온 플라스마를 사용했더라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예방에 크게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저온 플라스마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가 거주하는 시설에 매우 필요한 기술이다. 저온 플라스마는 모든 미생물을 파괴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대 의학에서 사용하는 항생제 등 의약품과는 차원이 다르고 메커니즘이 다르다. 항생제에 내성인 박테리아도 저온 플라스마 앞에서는 무력하고 박테리아 내성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 등 모든 미생물은 저온 플라스마를 만나면 바로 사멸하고 무력화한다. 필자는 수년 전 건축 후 30년이 지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건물을 대상으로 곰팡이 오염도를 측정하고 저온 플라스마를 적용해 살균력을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저온 플라스마를 설치했을 때 공기 중 곰팡이 농도는 설치 전에 비해 86% 감소하였다.
저온 플라스마는 화학물질의 구조를 깨뜨리는 힘이 있으므로 공기 중에 존재하는 유해 물질을 파괴한다. 특히 악취의 원인이 되는 유기화합물(VOCs)을 파괴하므로 악취 제거에 효과적이며 독일 지멘스 회사를 비롯하여 수많은 회사에서 악취 제거용으로 저온 플라스마를 사용하고 있다.
공기 중 미생물을 제거하고 악취를 제거하는 등 노인 시설에 매우 필요한 기술이 저온 플라스마이다. 또한 노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피부 질환인 욕창을 치료하는 데에도 저온 플라스마는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는 저온 플라스마를 이용해 욕창을 치료할 수 있는 기구를 개발하였다.
학자들에 의해 저온 플라스마의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저온 플라스마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주지 않는 안전한 기술이라고 판단되었다.
/백남원 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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