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예금 다 뺏길라”…생존기로 지방은행 ‘블록체인 동맹’ 맺은 미국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2. 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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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요 지방은행들이 가상자산 업계의 급격한 성장에 맞서 블록체인 기반의 독자적인 송금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인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시행되면서,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고 은행 본연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제휴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이 지급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은행 예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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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턴·M&T등 주요 지방 은행 5곳
코인업체의 결제시장 진출 잰걸음에
토큰화 예금·송금 네트워크 구축 중
코인과 달리 예금자보호 받을수있어
미국 헌팅턴 뱅크셰어스 지점 전경. [출처=헌팅턴 뱅크셰어스]
미국 주요 지방은행들이 가상자산 업계의 급격한 성장에 맞서 블록체인 기반의 독자적인 송금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인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시행되면서,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고 은행 본연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제휴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헌팅턴 뱅크셰어스, 퍼스트 호라이즌, M&T 뱅크, 키코프, 올드 내셔널 뱅코프 등 5개 미국 은행은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인 ‘카리 네트워크(Cari Network)’와 손잡고 토큰화된 예금(Tokenized Deposit)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이들 은행은 오는 3월 말 최소 기능 제품(MVP)을 공개하고 3분기 시범 운영을 거쳐 4분기부터 본격적인 고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유진 루드비히 전 미국 통화감독청(OCC) 청장은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의 부상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 “예금 뺏기면 대출도 없다”…은행권의 절박한 반격
은행들이 도입하려는 ‘토큰화된 예금’은 기존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 상에서 디지털 토큰 형태로 변환한 것이다. 비트코인 등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은행권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배경에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이 지급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은행 예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잭 와서맨 헌팅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남아있어야 은행이 이를 바탕으로 대출을 실행하고 경제를 지원할 수 있다”며 “토큰화 기술을 통해 예금의 안전성을 지키면서도 결제 속도와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제정한 ‘지니어스 법’이 이번 움직임의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공함으로써, 핀테크 및 가상자산 기업들이 합법적으로 결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더 이상 기존 시스템에만 안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카리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초기에는 자금 세탁 방지(AML) 의무 준수를 위해 각 은행의 고객 간 송금에만 이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향후에는 다른 네트워크와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거나, 법정 화폐와 디지털 자산 간의 연결 고리 역할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짐 라이언 올드 내셔널 CEO는 “토큰화된 예금은 현재의 가상자산과는 다르다”면서도 “돈의 이동 속도와 마찰 없는 결제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크기 때문에 실제 사용량은 매우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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