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km 던지는 미소년 신인, 야구만 잘하면 특급 스타 탄생 "프로 지명 못받았던 저의 반전은..." [시드니 현장]

김용 2026. 2. 1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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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용 기자

[시드니(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는 공 느린 미지명 선수였습니다."

프로 스포츠에는 스타가 필요하다. 팬들은 늘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기를 바란다. 기량도 좋고, 인기까지 많은 선수가 툭 튀어나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실력, 외모, 스토리 등이 모두 뒷받침 돼야 스타가 될 수 있다.

두산 베어스의 호주 시드니 스프링 캠프. 사슴같은 눈망울을 가진 미소년 투수가 있다. 그런데 마운드 위에만 올라가면 '돌변'한다. 뭐가 무섭냐는 듯 당차게 공을 뿌린다. 그것도 150km 가까운 강속구를 말이다. 새로운 스타 탄생의 느낌이 난다.

주인공은 신인 서준오. 한양대 얼리 출신이다.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 지목됐다.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외야수 김주오에 가려졌지만,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과 이번 캠프에서 김주오 못지 않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라이브 피칭에서 148km를 찍었다. 이어진 자체 청백전에서도 위기를 맞이했지만 1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투수 전문가 김원형 감독의 눈길을 확실하게 사로잡았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잘생기고, 공이 좋은 것만으로 관심이 가는 선수가 아니다. 야구를 해온 이력도 스토리가 있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한양대에 진학했다. 왜 최고 153km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가 프로 선택을 받지 못했던 걸까.

서준오는 첫 프로 캠프에 참가한 소감에 대해 "처음에는 어리바리했다. 눈치도 많이 봤다. 하지만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셔서 적응을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 방식의 차원이 다르다. 프로는 정말 체계적이다. 트레이너 코치님들의 운동만 따라가도 저절로 페이스가 쭉쭉 오른다. 무조건 올리시지만도 않는다. 내릴 때는 내려주시고 이런 전문성이 신기하다"고 설명했다. 서준오는 그리고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 때도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프로는 또 비교가 안된다. 다들 정말 열심히 운동하신다"고 덧붙였다.

서준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 때는 공이 느렸다. 그런데 대학에서 갑자기 구속이 10km 넘게 늘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다. 대학 감독, 코치님께도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독학으로 연구했다. 나는 요즘 선수들이 흔히 다니는 레슨장이나 센터에도 가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구속이 미친 듯 오르니, 프로팀들의 관심이 커졌다. 얼리로 나올 수 있었던 이유다. 반전 드라마였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면 좌절하는 선수가 많다. 서준오는 그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서준오는 "사실 어릴 때 가고 싶은 학교가 있지 않나. 나는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원래 가고 싶었던 학교에 가지 못했다. 야구를 못해서였다. 내가 마운드에서 긴장하지 않는 이유도 이런 것 때문이다. 다른 신인 선수들은 다 고등학교에서 톱 자리를 찍고 온 선수들이다. 어릴 때부터 다들 아는 야구 잘하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계속 실패였다. 그러는 사이 내면이 많이 단단해졌다. 이게 내가 자랑할 수 있는 유일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대학물'을 먹어서 그런지 사회 생활도 잘한다. 서준오의 등번호는 41번. 올해 새롭게 합류한 정재훈 투수코치가 현역 시절 달던 번호다. 서준오는 "남은 번호중 고르라고 하셨는데, 마침 정 코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41번을 선택했다"며 웃었다.

그동안은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새 출발선에 섰다. 어렵게 온 프로 무대. 두산이라는 가장 가고 싶었던 팀에서 데뷔를 하게 됐으니 더 바랄게 없다. 서준오는 "당장은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다. 하지만 꿈은 언젠가 선발로 잠실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구위만큼은 자신있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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