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나니 3천이 올라"...고향길 발묶은 '급급매'
갱신청구권 행사 어려워 분쟁 가능성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확정되면서 매매·전세 시장이 동시에 요동치고 있다. 무주택자의 '세 안고 거래(갭투자)'가 사실상 가능해지면서 매수 문의가 급증하는 한편,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갭투자 매수 증가…중개업소 설에도 영업
설을 앞둔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아파트 단지는 명절 분위기 대신 매수자들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같은 날 세 팀이 집을 보러 온다는 소식에 집주인이 현장에서 3000만원을 올렸고, 결국 집을 보지도 못한 채 계약금을 먼저 보낸 매수자가 계약을 따냈다. 한 매수자는 "오전에는 계좌도 알려주지 않더니, 집 보기 두 시간 전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며 "임장 가는 길에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전용 84㎡의 당초 호가는 10억5000만원, 전세금은 3억5000만원이었다. 세입자 계약이 내년 9월 만료되는 조건으로, 당장 필요한 현금은 약 7억원 수준이다. 기존 세입자의 계약 만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주는 정부 보완책이 나오면서, 전세를 끼고 매수하려는 수요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중개업소들도 연휴를 반납한 분위기다. 성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예산을 설명하며 매물이 나오면 즉시 연락해 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는다"며 "세입자 보증금을 당장 마련하지 못해도 남은 기간 준비해 돌려주겠다는 매수자도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 금호·행당동, 중구 신당동 일대 역시 중과 유예 종료 전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들 역시 세무사와 동행해 절세 방안을 검토하거나, 시세보다 낮춰 증여를 택하는 등 셈법이 복잡해진 모습이다. 현장에서는 3월 전후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 사각지대 발생…임차인 발동동
정부는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할 계획이다. 5월 10일부터는 2주택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앞서 정부는 임차인 보호를 전제로, 무주택자와 거래할 경우 기존 세입자 계약 만료 시점까지 입주 의무를 유예하는 보완책을 발표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계약갱신청구권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1회에 한해 2년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지만, 주택이 무주택자에게 매도될 경우 이를 행사하기 어렵다. 송파구 인근 대단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사실상 갭투자가 가능해지면서 갱신권을 쓰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생길 수 있다"며 "벌써 임대인과 임차인 간 협상이 진행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갱신권을 아직 사용하지 않았고, 계약 만기까지 7개월 이상 남은 임차인들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집이 매각되면 원치 않더라도 이사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최근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른 점도 부담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6948만원으로, 2023년 8월(5억7131만원) 이후 30개월 연속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금액으로 다시 전세를 구하기 쉽지 않아 사실상 떠밀려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이사비·중개수수료 등 제반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의 타협도 이뤄지고 있다. 금액은 통상 2000만~3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적 의무는 없어 분쟁 소지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현 제도가 그대로 시행되면 일부 임차인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세입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함께 고려한 섬세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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