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기술주 반등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

유진우 기자 2026. 2. 1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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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도 기술주 랠리

18일(현지 시각)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기업들과 주요 경제 지표에 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상승 마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목소리를 냈지만, 기술주를 향한 투자 심리는 꺾이지 않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9.47포인트(0.26%) 오른 4만9662.6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56% 상승한 6881.3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0.78% 뛴 2만2753.63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시장은 장 초반 지난 1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FOMC는 미국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내 핵심 기구다.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을 경우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는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넘어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둔 발언이다.

이 영향으로 미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08%로 0.02%포인트 올랐고,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3.46%까지 상승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기업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 주식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날 시장은 금리 우려보다 기술주가 가진 기초체력에 더 주목했다. 특히 인공지능 거품론으로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았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종목에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를 모아놓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 올랐다.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1.3% 상승하며 지수 견인을 도왔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매그니피센트 7(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7개 대형 기술주) 수익률 지수도 0.7% 상승했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반등하면서 전체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S&P5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약 320개 기업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는 점도 시장이 광범위한 상승세를 탔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이미 시장 바닥을 확인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리타 나자렛 블룸버그 전략가는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올 파괴적 변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하기 시작하면서 기술주가 다시 활력을 찾았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금리 불확실성보다 기업 성장이 주는 이익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대만 기술 CEO들과 주최한 만찬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 지표가 여전히 튼튼하다는 점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미국 경제가 고금리 환경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인 주식 매수를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 정부 하에서 추진하는 경제 정책이 기업 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배경에 깔려 있다.

종목별로는 에너지와 원자재 관련주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9% 급등한 배럴당 65.39달러를 기록했다.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국제 금값 역시 안전자산 수요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수요가 겹치며 2.2% 상승한 온스당 4985.63달러까지 치솟았다. 5000달러 선을 눈앞에 둔 수치다.

반면 가상화폐 시장은 주식 시장과 반대로 움직였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3% 하락한 6만6103.01달러에 거래됐고, 이더리움도 3% 넘게 떨어졌다. 증시로 자금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가상화폐를 향한 매수세가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형주 위주 러셀 2000 지수는 0.5% 상승하며 대형주 위주 랠리에 동참했다. 외환 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5% 상승했다.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0.5% 이상 하락했고, 일본 엔화 가치도 달러당 154.80엔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향후 증시는 연준 위원들이 내놓을 추가 발언과 고용 지표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된 만큼 시장이 느끼는 압박감은 여전하다. 그러나 기술주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현재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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