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 Watch 上] 실적·재무 동반 악화[더시그널]
현대차 인도 물량, 회복 마중물될까

| 서울=한스경제 신연수 기자 |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판매 기업 서연그룹의 외형은 확대되고 있는 반면,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연그룹은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업체다. 지주회사인 서연을 중심으로 서연이화(내외장재), 서연인테크(시트), 서연탑메탈(금형·건설기계) 등 5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서연의 핵심 계열사 서연이화는 매출의 51.7%를 현대자동차에, 34.5%는 기아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고정비 부담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연의 연결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6837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124억원) 대비 11.2%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43억원, 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39.7% 감소했다.
매출원가율은 2024년 3분기(83.6%) 대비 1.3%p 증가한 84.9%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6.3%) 대비 1.3%p 줄어든 5.0%를 기록했다.
4분기 실적도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영업이익 2029억원, 당기순이익 9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9%, 58.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서연의 실적이 악화된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정비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매출의 상당 부분을 현대·기아차에 의존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 전략이나 글로벌 판매 실적에 서연그룹 전체의 운명이 직결되는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연이화의 해외 종속회사도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 서연이화의 미국 사바나(-147억원), 텍사스(-37억원), 멕시코(-60억원) 등 신규 및 해외 거점의 당기순손실 합계가 약 288억원에 달한다.
서연이화의 국내 종속회사인 서연오토비전(-40억원)과 중국 법인까지 손실 폭이 확대되면서 그룹 전체의 연결 실적을 갉아먹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2023~2024년도 적자법인의 손실 합계액은 505억원에 달한다.
서연의 금융수익은 감소하고 금융비용은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수익은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반면, 금융비용은 783억원으로 2024년 3분기보다 51.2% 증가했다.
이자수익이 줄고 외환차손·환산손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서연의 이자수익은 85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년 동기(102억원) 대비 16.7% 감소했다. 또한 외환차손은 246억원, 환산손실은 250억원으로 총 496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같은 기간보다 9.8% 증가했다.

◆총차입금 중 절반 이상 단기차입금
재무건전성 지표도 계속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총계는 2조497억원으로 전년 말(1조8968억원) 대비 8.1%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24.2%에서 지난해 3분기 127.9%로 3.7%p 증가했다.
특히 차입구조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3분기 말 총차입금(7322억원) 중 단기차입금(3976억원) 비중이 절반 이상인 54.3%를 차지했다. 이는 회사가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할 자금 압박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회사는 금리 변동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고, 차입금 차환 실패 시 유동성 위기로 직결될 위험이 높다.
유동비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1.05%에서 2023년 0.99%로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후 2024년 0.96%, 2025년 3분기 0.98%로 집계되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 1년 안에 상환해야 돈이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많다는 의미다.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문제는 현금이 시급한데 모두 투자부동산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서연의 투자부동산 장부 금액은 2024년 말 60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384억원으로 약 128% 급증했다. 또 투자부동산 수익(28억원)보다 운영비용(42억원)이 더 큰 역마진 상태다. 재무 유연성이 심각하게 저해된 상황이다.
◆고객사에 달린 수익성 회복
서연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리스크 대응과 고객사 물량 확대에 달려있다.
유양석 서연그룹 회장은 지난달 2일 시무식에서 관세·환율·금리 변동에 대비한 '사전 대응 시나리오' 수립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는 외환 손실과 단기 차입금 문제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유 회장은 또 올해를 'AI 경영의 원년'으로 삼아 제조 공정 효율화를 지시했다. 매출원가율 상승 문제를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더불어 고객사인 현대차·기아의 전략적 변화도 서연의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해 첫 행보로 미국, 인도, 중국을 방문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도는 서연이화가 큰 기대를 거는 시장인 만큼, 현대차의 인도 물량 확대가 회사의 수익성 회복 기폭제가 될 것으로 가능성이 크다.
서연은 전략적 개선 방향으로 수익성이 낮은 건물 자산을 매각하거나 담보대출을 통해 단기차입금 비중을 30% 이하로 축소하고, 유동비율 1.2 회복을 목표로 해외 법인의 매출채권 회수 기간 단축 프로세스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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