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人)사이드] 6. 어나더닥터

김혜정 2026. 2. 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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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서 세우는 세계 표준 ‘치아색상 정량화’ AI 로 구현
맞춤형 R&D 지원 등 강원 뿌리
프리팁스·딥테크 팁스 선정 성과
기존 진료현장 시각적 판단 의존
보철물 재제작률 7.6% 환자 불편
AI 기반 핵심 제품 ‘T-CLARE’
치아 색상 데이터화 등 기준 제시
정 대표 지역 산업 생태계 활성화
디지털 덴탈 테크 교육센터 목표

춘천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치과 산업의 ‘색상 표준’을 향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AI 기반 디지털 덴티스트리 기업 ‘어나더닥터’는 치아 색상을 정량화하는 솔루션을 통해 의료 현장의 오랜 난제를 해결하며 주목받고 있다. 21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선 정창희 대표는 “기술로 현장의 불편을 해결하겠다”는 신념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정창희 대표

수도권 중심의 스타트업 환경 속에서도 어나더닥터가 강원에 뿌리를 내린 배경에는 지역 인프라의 역할이 컸다. 강원도의 바이오·헬스케어 육성 정책과 맞춤형 R&D 지원은 초기 기술 고도화에 큰 힘이 됐다. 특히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강원테크노파크의 밀착 지원은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버팀목이 됐다. 정 대표는 “수도권에서는 수많은 기업 중 하나지만, 강원에서는 파트너처럼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역의 신뢰가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어나더닥터는 청년창업펀드 투자를 계기로 프리팁스, 딥테크 팁스 등에 연이어 선정돼 안정적인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했다.

투자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생존’ 중심의 경영에서 ‘본질’ 중심의 경영으로의 전환이었다. 운영자금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기술 완성도와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확보된 자금은 우수 연구 인력 영입과 연구 인프라 확충에 활용됐으며, 춘천 본사와 수도권 연구소를 연계한 투 트랙 전략도 본격화 됐다.

현재 어나더닥터는 국내 주요 기공소와 태국 현지 파트너사(헥사세람(Hexa Ceram))와의 실증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공소 전용 QC 솔루션 개발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 별내 연구소에 구축된 연구·제작 장비. T-CLARE 고도화를 위한 핵심 연구 인프라다.

강원도의 전폭적인 지원의 바탕에는 어나더닥터만의 특별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어나더닥터의 핵심 제품은 AI 기반 색상 측정 솔루션 ‘T-CLARE’다. 기존 치과 진료 현장에서는 쉐이드가이드를 활용한 시각적 판단에 의존해 색상을 결정해 왔으나, 조명과 환경에 따라 오차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보철물 재제작률이 약 7.6%에 달하는 등 환자 불만이 반복되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정 대표는 “재제작 케이스의 55.6%가 색상 불일치에서 비롯된다”며 “이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T-CLARE는 치아 색상을 데이터화하고 AI로 분석해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의료진과 기공사, 환자 간 소통 오류를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심미 보철 시장의 재제작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나더 닥터의 ‘치아 색상 원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기술은 2025년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발표 당시, 전문가들로부터 ‘기존 시장에 없던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 대표는 “데이터 품질이 곧 기술의 신뢰도”라며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어나더닥터와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스타트업들에게는 강원도의 창업환경이 녹록지 않다. 정 대표는 “강원은 R&D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지만, 전문 인력 확보는 여전히 쉽지 않다”며 “지역 기업이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인재가 돌아오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향후 계획에도 반영돼 있다. 정 대표는 춘천에 ‘디지털 덴탈 테크 교육센터’를 조성해 전국 기공사들이 모이는 교육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기술 교육과 산업 교류를 통해 지역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사업 확장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어나더닥터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연구팀 등과 산학 협력을 통해 임상 데이터 검증과 기술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향후 치아 색상 표준 교육 과정 개설과 글로벌 인증 획득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4월 오픈 베타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정 대표는 “시장 검증을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며 “강원에서 시작된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청년 창업가들에게는 “강원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기회의 중심”이라며 “강원테크노파크와 공공기관의 지원을 적극 활용 해 도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정창희 대표의 최종 목표는 치과 산업의 재료와 색상을 디지털 표준으로 통일하는 것이다. 그는 “강원도의 체계적인 지원과 현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모범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원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한 지역 지원 체계 속에서 성장 중인 어나더 닥터. 춘천에서 시작된 이 기술 혁신이 글로벌 덴탈 산업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혜정 기자 hyej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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