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터널 지나 16년 공백 끝' 앤서니 김, 딸과 오른 시상대..."패배자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조영채 기자 2026. 2. 1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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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채 기자┃앤서니 김(미국)에게 16년 만의 우승 트로피는 숫자 이상의 의미였다.

앤서니 김은 지난 12일부터 15일(현지시간)까지 호주 애들레이드의 그레인지 골프클럽(파72·7111야드)에서 열린 '2026 LIV 골프 애들레이드 대회'에서 최종 합계 23언더파를 쳐 우승을 거머쥐었다.

18일 영국 언론 '미러'에 따르면 앤서니 김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딸이 그린 위를 뛰어다니며 아빠가 패배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건 인생에서 가장 특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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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의존과 방황, 그리고 회복의 시간
트로피보다 값졌던 한 아버지의 증명...가장 먼저 꺼낸 이름은 '딸'이었다
앤서니 김(미국)이 15일 LIV 골프 애들레이드 최종 라운드 12번 홀에서 퍼트를 성공시킨 뒤 기뻐하는 모습. /사진=뉴시스(AP)

[STN뉴스] 조영채 기자┃앤서니 김(미국)에게 16년 만의 우승 트로피는 숫자 이상의 의미였다.

앤서니 김은 지난 12일부터 15일(현지시간)까지 호주 애들레이드의 그레인지 골프클럽(파72·7111야드)에서 열린 '2026 LIV 골프 애들레이드 대회'에서 최종 합계 23언더파를 쳐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0년 PGA 투어 셸 휴스턴 오픈 이후 약 16년 만에 정상에 복귀한 앤서니 김이 자신의 성과에 대해 먼저 언급하는 일은 없었다. 그가 LIV 골프 애들레이드에서 정상에 선 뒤 가장 먼저 꺼낸 단어는 '딸'이었다.

18일 영국 언론 '미러'에 따르면 앤서니 김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딸이 그린 위를 뛰어다니며 아빠가 패배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건 인생에서 가장 특별했다"고 말했다. 잠시 말을 고른 그는 "아무리 힘든 하루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싸운다면 절대 지지 않는다는 걸 딸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인터뷰는 단순한 우승 소감이 아니었다. 골프계를 떠나 있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채웠던 개인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라졌던 천재, 긴 침묵

2010년 PGA 투어에서 화려하게 떠올랐던 앤서니 김은 2012년 아킬레스건 부상 이후 투어에서 자취를 감췄다. 부상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알코올에 의존하고 약물 속에서 방황했다.

전성기 시절 그는 거침없는 플레이와 스타성으로 주목받았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다. 성공은 있었지만 내면은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2024년, 그는 LIV 골프를 통해 조용히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 초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애들레이드 우승은 그래서 더 상징적이다. 단순히 16년 만의 승리가 아니라, 무너졌던 순간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앤서니 김(미국)이 LIV 골프 애들레이드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앤서니 김이 전한 메시지 "절대 포기하지 마라"

그는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절대 포기하지 마라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짧고 강하게 답했다.

앤서니 김은 더불어 과거를 돌아보며 "재활 기간 동안 골프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대신 삶을 바로 세우는 것이 먼저였다고 했다. 가족과 신앙, 그리고 주변의 도움 속에서 그는 술을 끊고 삶을 재정비했다.

그렇기에 우승은 그 과정의 결과물일 뿐이었다. 앤서니 김은 "이 우승이 다른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향한 다짐이자,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향한 메시지였다.

◇트로피보다 더 값진 장면

우승 순간, 그린 위로 달려 나온 어린 딸의 모습은 이번 대회의 가장 강렬한 순간으로 남았다. 앤서니 김은 그 순간을 두고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장면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한때 그는 골프계의 기대주였지만, 동시에 실패의 상징처럼 회자되기도 했다. 이번 우승은 그런 평가를 스스로 뒤집은 사건이었다.

그는 챔피언 시상대에도 딸과 함께 올랐다. 그에게 이번 승리는 커리어의 부활이 아니라 아버지로서 자신을 다시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16년의 공백. 그 시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앤서니 김은 이제 다시 선수로 서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 당당히 고개를 들었다. 어쩌면 우승보다 값진, 어쩌면 우승보다 아름다운. 그런 서사를 앤서니 김이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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