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올림픽 중계권 갈등

JTBC는 한국팀 경기에 일장기 그래픽을 송출하는 사고도 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15일 밤(한국시간) 한국과 일본의 여자 컬링 라운드로빈 5차전 중계 과정에서 나왔다. 5엔드가 끝나고 중간 광고가 송출되던 중 화면 중앙에 일장기가 10초 이상 노출됐다. 광고 내용과 무관한 그래픽이다. 쏟아지는 비판에 JTBC는 부랴부랴 사과했지만, 국가적 행사를 치러낼 준비가 부족했다는 시청자 질타는 피하기 어려웠다.
JTBC는 2032년까지 동·하계 올림픽과 2026, 2030년 FIFA 월드컵 중계권을 단독으로 따냈다. 중계권 구매에 들어간 총비용은 우리 돈으로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상파 3사(KBS·MBC·SBS)와 재판매 협상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지상파 3사가 올림픽 중계에서 배제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이 방송사의 주머니 사정과 이해관계 뒤로 밀려나 버린 것이다.
이번 동계 올림픽은 국민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국무회의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왜 그래요”라고 물었을 정도다. 중계권 재협상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JTBC와 지상파는 시청률 저하 책임까지 상대방에 전가하며 격렬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JTBC는 ‘지상파방송사가 중계하지 못하게 되자 올림픽을 소극적으로 보도한다’는 식으로 비판했다. 이에 MBC는 JTBC가 중계권을 볼모로 취재를 제한해 보도가 원활하지 못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올림픽은 땀 흘린 선수와 온 국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계권 갈등으로 국민에게는 소외감, 방송가에는 비방전만 남겼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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