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과 노래로 전하노라… “너답게 살아”
신사화 공장 상속자 찰리·여장 가수 롤라
남성 ‘킹키부츠’ 만들며 정체성 찾는 서사
롤라役 강홍석·백형훈·서경수 ‘3색 매력’
6명의 무용수 화려한 댄스 시선 사로잡아
킹키부츠는 정말 신나는 뮤지컬이다. 공연이 시작되면 1980년대 디스코 클럽을 옮겨 놓은 듯한 강렬한 비트가 극장을 채운다. “너답게 살아(Be who you are)”라는 삶의 원칙을 춤과 노래로 단순하면서도 강력하게 설파한다.

주인공은 쇠락한 고향 노샘프턴을 떠나려던 영국 젊은이 찰리. 그러나 갑작스러운 부친 사망으로 3대째 이어 온 신사화 공장 ‘프라이스 앤 선’을 물려받는다. 전통 있는 구두 공장이지만 수입품 저가 공세에 문 닫기 직전이다. 공장을 어떻게든 살리려 애쓰는 찰리는 밤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롤라에게서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는다. 여장가수로 무대에 서는 롤라는 자신처럼 덩치 큰 남자를 위한 화려하면서 튼튼한 하이힐이 아쉽다는 얘기를 듣고 굽에 철심을 박은 신제품 ‘킹키부츠’ 개발에 승부를 건다.
보수적인 공장 직원들과 투닥이며 롤라와 찰리가 ‘킹키부츠’를 만드는 과정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이다. 경상도 사내 같은 공장 직원들과 롤라가 벌이는 힘겨루기에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라’는 삶의 지혜가 전해진다. 여장 가수로서 힘겨운 삶을 살아온 롤라가 자신을 부정했던 부친이 말년을 보내고 있는 요양원에서 공연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대 맘속에 새겨줘 나를. 이해해줘요. 이 모습 그대로.” 용서와 화해의 순간은 화려한 쇼의 외피를 넘어 진심을 건넨다.
자신을 향한 아버지의 큰 기대에 중압감을 느껴왔던 찰리 역시 부친이 만들어놨던 공장 부지 개발 계획을 뒤엎고 ‘킹키부츠’를 밀라노 패션쇼에 출품하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간다.

‘킹키부츠’의 또 다른 매력은 롤라와 함께 무대를 누비는 여섯 명의 무용수 ‘엔젤’들이다. 매시즌마다 화려한 무용으로 인기를 끄는데 이번 시즌 역시 그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춤에서 시선을 떼기 힘들다. 이번 시즌 엔젤 역에는 김영웅·한준용·김강진·최재훈·손희준·한선천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아찔한 킬힐 안무에도 흔들림 없는 테크닉과 개성 넘치는 무대 매너로 ‘킹키부츠’만의 생동감있는 춤과 다채로운 표정과 몸짓으로 무대 에너지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객석을 누비는 커튼콜은 공연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3월 29일까지.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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