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빈자리 너무 크네”… 日 피겨 독주에 ‘눈물’ 삼킨 韓 피겨 [2026 밀라노]

전상일 2026. 2. 1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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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여 년 전, 밴쿠버와 소치의 은반 위 주인공은 대한민국이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우아한 손짓 하나에 전 세계가 숨죽였고,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늘 2인자의 설움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상위 4명 중 3명이 일본 국적이다.

이날 전체 1위를 차지한 나카이의 해맑은 미소를 바라보는 한국 피겨의 마음은 복잡 미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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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피겨 여자 싱글 1,2,4위... 포듐 독식 우려
한국은 9위, 14위... 너무 벌어진 격차
유튜브 '식빵언니 김연경' 영상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불과 10여 년 전, 밴쿠버와 소치의 은반 위 주인공은 대한민국이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우아한 손짓 하나에 전 세계가 숨죽였고,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늘 2인자의 설움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2026년 밀라노의 겨울은 다르다. 격세지감. 이제 그 스포트라이트는 온전히 일본을 향하고 있다. 우리가 잠시 주춤한 사이, 일본 피겨는 무섭도록 견고해졌다.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펼쳐진 쇼트프로그램은 일본 피겨의 ‘쇼케이스’나 다름없었다.

그 중심에는 17세의 신성 나카이 아미가 있었다. 나카이는 이날 기술점수(TES)와 예술점수(PCS) 합계 78.71점을 받아내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일본 나카이 아미의 연기 장면. 나카이 아미는 압도적인 연기로 전체 1위에 등극했다.연합뉴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나카이의 주무기가 바로 ‘트리플 악셀’이라는 점이다. 과거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를 넘기 위해 그토록 집착했던, 그러나 끝내 완성하지 못했던 그 기술을 나카이는 보란 듯이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클린 연기’로 데뷔 무대를 장식한 그의 모습에서 신인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로이터 통신이 “잃을 것이 없다는 태도가 메달 경쟁력을 높였다”고 분석했을 정도로, 일본의 신예들은 기술뿐만 아니라 멘털까지 무장되어 있었다.

왼쪽부터 사카모토 가오리, 나카이 아미, 스미요시 리온.연합뉴스

더 무서운 것은 일본의 ‘두터운 선수층(Depth)’이다. 1위 나카이뿐만이 아니다. 세계선수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사카모토 가오리가 2위(77.23점), 치바 모네가 4위에 포진했다. 상위 4명 중 3명이 일본 국적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와 가디언 등 외신들이 “여자 피겨 역사상 최초로 한 국가가 올림픽 시상대를 독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쏟아내는 이유다. 미국의 챔피언 앰버 글렌이 점프 실수로 13위까지 추락하며 자멸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해인.연합뉴스

신지아.연합뉴스

반면, ‘김연아 키즈’로 불리는 한국 선수들의 고군분투는 안쓰러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이해인(고려대)은 시즌 베스트를 기록하며 분전했으나 9위(70.07점)에 머물렀고, 신지아(세화여고)는 첫 점프 실수에 발목이 잡혀 14위(65.66점)로 밀려났다. 두 선수 모두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은 따냈지만, 메달권과는 냉정히 말해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이해인이 실수를 한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자신의 시즌 베스트를 경신했으니 올림픽에서 자신의 모든 기량을 제대로 발휘했다고 봐야한다.

우리가 김연아라는 불세출의 천재 한 명에 의존해 환호할 때, 일본은 시스템을 정비하고 수많은 ‘김연아 대항마’를 길러냈다. 그 결실이 이번 밀라노 올림픽에서 ‘소녀 군단’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전체 1위를 차지한 나카이의 해맑은 미소를 바라보는 한국 피겨의 마음은 복잡 미묘할 수밖에 없다. 부러움과 씁쓸함이 교차하는 밀라노의 밤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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