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화위, 하마스 무장해제 압박”
19일 워싱턴서 출범 후 첫 회의
한국도 ‘옵서버’로 참석할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평화위원회’의 가자지구 담당 고위 대표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무장해제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가자지구 휴전 2단계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가 논의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공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평화위 가자지구 담당 고위 대표가 최근 하마스의 실권자인 칼릴 알하야 수석 협상대표와 회담을 하고 휴전 2단계 이행의 핵심 쟁점인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알하야 대표는 무장해제에 대한 논의를 거부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NYT는 평화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평화위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비무장화 계획을 마무리 짓고 있으며, 하마스가 초기에는 일부 소형 무기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평화위 초안에 따르면 하마스의 무장해제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완료에 수개월 걸릴 수 있다.
하마스의 무장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가자지구 평화구상에서 휴전 2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휴전 2단계는 하마스 무장해제, 이스라엘군 철수, 가자지구 보안을 담당할 국제안정화군(ISF) 배치, 가자지구 재건 등의 방안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휴전 2단계로 이행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먼저 무장해제돼야 하고, 그 후 가자지구가 비무장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에 무장투쟁은 조직의 핵심 이념으로, 무장해제에 대한 논의만으로도 조직이 분열할 수 있는 민감한 주제다. 하마스 정치국장 칼레드 마샬은 지난 8일 알자지라가 개최한 포럼에서 “저항은 점령하에 있는 사람들의 권리”라며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그 대신 5~10년의 장기 휴전 기간 무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평화위는 19일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휴전 2단계 이행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에 한국은 옵서버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탈리아·루마니아·그리스·키프로스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4개국도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다.
평화위는 유엔을 대체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서방 주요국은 불참 의사를 밝혔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대거 동참하면서 ‘권위주의 국가들의 연합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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