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버스비보다 싼 주차료…인천공항은 ‘주차지옥’

박준철 기자 2026. 2. 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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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둔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돼 있다. 정효진 기자

공항고속도로 통행료까지 반값으로…승용차, 교통수단 절반 차지
국내 최대 주차장이 연중 ‘만차’…작년 버스 이용률 18% 수준 급감

설 연휴를 맞아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던 유모씨(38) 가족은 공항 주차장에 차를 댈 곳을 찾지 못해 1시간 이상을 뱅뱅 돌아야 했다. 유씨는 결국 주차장 내 갓길에 차를 대고 출국했다. 그는 “찜찜했지만 거기라도 대지 않으면 비행기를 놓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주차 지옥’이 돼 버린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의 승용차 분담률이 45%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공항으로 오는 교통수단의 절반이 승용차라는 얘기다. 현재 인천공항 주차장은 포화 상태다.

1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인천공항 이용객의 승용차 분담률은 36%에서 지난해 45.2%로 9.2%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버스 분담률이 48.1%로 가장 많았지만 이제는 승용차가 가장 많은 교통수단이 된 것이다. 지난해 버스 분담률은 29.6%로, 2019년에 비해 18.5% 하락했다. 택시는 2019년 7.5%에서 지난해 11.1%로, 철도는 11.3%에서 14.1%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과 2025년 항공 여객은 7000만여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인천공항 이용객의 절반이 승용차를 이용하는 이유는 낮아진 통행료 부담과 함께 저렴한 주차비, 상대적으로 비싼 공항버스 요금 등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는 서울 방향이 2014년 6300원에서 3200원으로, 인천 방향이 3200원에서 1900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인천대교도 통행료가 55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됐다. 청라하늘대교도 지난달 5일 개통했다. 인천공항은 공항철도를 포함해 3개의 해상 교량이 연결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공항버스는 코로나19 기간 이용객 감소에 따른 적자 보전 및 연료비·인건비 상승 등으로 고급 리무진 버스로 전환하면서 이용 요금을 3000~4000원씩 올렸다. 인천공항~서울 리무진 요금은 1인당 1만7000~1만8000원(성인 기준)이다. 인천공항~경기는 여주·이천 2만5000원, 포천 2만7000원 선이다.

운행 편수도 줄었다.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서울·경기·지방버스는 현재 하루 123개 노선에 2178편이 운행된다. 2019년(113개 노선·2687편)보다 운행 편수가 19% 줄었다.

반면 인천공항 주차료는 10년째 그대로다. 장기 주차장은 하루 9000원, 단기는 2만4000원이다. 여기에 장애인과 다자녀가구, 친환경 자동차는 50% 감면받는다. 자녀가 2명 이상이면 장기 주차료는 하루 4500원에 불과하다.

인천공항 9만4000여명의 상주 직원들도 장기 주차장을 이용하면 월 3만5000원, 단기는 20만원만 내면 된다. 버스와 철도 등 대중교통보다 승용차를 선호하는 이유다.

승용차 이용이 계속 늘면서 인천공항 주차장은 평상시 105%, 여름·겨울 항공 성수기와 설·추석 명절 때는 최대 130%까지 치솟아 늘 포화상태이다.

인천공항에는 단·장기와 임시 주차장까지 5만1401대를 댈 수 있는 국내 최대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차량이 넘쳐 주차장 내 갓길 주차는 물론 사설 주차 대행 업체가 영종·용유 나대지와 공원, 일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돈을 받고 주차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는 2027년 제1여객터미널에 3898면, 제2여객터미널에 2200면의 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지속적으로 주차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주차료를 올리거나 정부가 직접 나서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주차장 증설 이외에는 해결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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