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또 보자"…‘고향의 情’ 듬뿍 안고 다시 일상으로
차창 너머 손 흔들며 작별인사 건네
가족 떠나보내며 눈시울 붉히기도
"아프지말고 건강한 한 해 되길"

"가족과 떨어져 아쉽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죠."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광주송정역.
이른 아침부터 역사에는 고향의 정을 뒤로한 채 일상으로 돌아가는 귀경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짧았던 연휴의 여운을 안은 가족들은 곳곳에서 석별의 정을 나누며 아쉬움을 달랬다.
송정역 대합실은 여행 가방과 선물 보따리를 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승차권 발권 창구와 자동발매기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한 손에는 커피를, 다른 한 손에는 휴대전화를 든 채 열차 시간을 재확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이의 손을 꼭 잡은 부모, 커다란 쇼핑백을 양손에 든 어르신까지 각자의 사연을 안은 채 분주히 움직였다.
플랫폼에는 서울 용산행 KTX와 SRT 열차에 오르려는 승객들이 길게 줄지어 섰다. 열차 문이 열리자 객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빨라졌고, 자리를 잡은 승객들은 차창 너머 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도착하면 연락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같은 시각 광주종합버스터미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서울·수도권과 부산, 대전 등지로 향하는 고속버스 승강장마다 귀경객이 몰리며 대합실 의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출발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승강장 입구에는 긴 줄이 형성됐고, 가족들은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강은선(61)씨는 "5일 연휴가 길 줄 알았는데 막상 보내고 나니 순식간이었다"며 "자식들 먹일 반찬을 한가득 싸줬지만 돌아서는 발걸음은 늘 무겁다"고 말했다.
직장 때문에 서울로 올라간다는 박건영(30)씨는 "오랜만에 부모님과 한 상 가득 차려 먹고 푹 쉬었다"며 "아쉬움은 남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웃어 보였다.
역과 터미널 곳곳에서는 "금방 또 보자", "건강 잘 챙겨"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명절 음식이 담긴 가방과 선물 상자를 든 귀경객들의 양손은 무거웠지만, 표정에는 가족과 보낸 시간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설 연휴가 저물며 도시는 다시 일상의 속도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떠나는 이들과 남는 이들 모두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각자의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모를 배웅하고 돌아서던 김영찬(31)씨는 "명절이 끝날 때마다 허전하지만, 이렇게 모였다 흩어지는 게 또 우리 사는 모습 아니겠느냐"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각자 자리에서 잘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기준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광주에서 서울요금소까지 4시간30분이 소요된다. 목포에서 서울까지도 동일한 시간이 걸린다. 하행선은 승용차 기준 서울에서 광주까지 3시간20분, 목포까지는 3시간40분이 예상된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