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취권' 하는 로봇... 中 춘제 갈라쇼 점령한 휴머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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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중국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 춘제 특집 갈라쇼 '춘완'에서 방영된 콩트 코너 '할머니의 최애'의 한 장면이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설)를 맞아 할머니댁을 방문한 '인간 손자'는 할머니의 사랑을 두고 중국 로봇 기업 '노에틱스(쑹옌둥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4종과 아웅다웅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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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표 로봇 기업 4개사 휴머노이드 출연
취권·공중제비 등 고난도 동작 일취월장

"할머니, 우리 둘이 강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 거예요?"(인간 손자)
"우리 둘이 동시에 강물에 빠지면 당신은 감전돼 죽습니다."(로봇 손자)
16일 중국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 춘제 특집 갈라쇼 '춘완'에서 방영된 콩트 코너 '할머니의 최애'의 한 장면이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설)를 맞아 할머니댁을 방문한 '인간 손자'는 할머니의 사랑을 두고 중국 로봇 기업 '노에틱스(쑹옌둥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4종과 아웅다웅 다툰다.

12분 30초 분량의 콩트 무대에서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공중제비를 돌거나 춤을 추며 재롱을 부렸다. 로봇들이 자신을 대체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낀 인간 손자가 집을 떠나려 하자,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로봇과 함께 등장하며 또 한 번 반전을 선사한다. 피부, 눈동자와 목의 움직임까지 사람을 똑 닮은 데다 입 부분에 12개의 구동모터를 장착해 음성과 입술 움직임까지 일치시킨 '바이오닉 로봇'이었다.
1년 전 중국 대표 로봇 업체 유니트리(위슈커지)가 휴머노이드 로봇 16대를 인간과 함께 군무를 펼쳐 화제가 됐던 CCTV의 '춘완' 무대가 올해는 본격적으로 중국의 '로봇 굴기'를 보여주는 장으로 꾸며졌다. 이번 춘완에는 유니트리, 노에틱스를 비롯해 갤봇(인허퉁융), 매직랩(모파위안즈) 등 4개 업체가 참여했다.
춘완은 음력설 전야 5시간가량 진행되는 설 특집 방송으로, 1983년 첫 방송 이후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시청하는 풍습이 중국 가정에 깊게 자리 잡혀 있다. 약 12억 명이 시청하는 전 세계 최다 시청자 보유 방송이라는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당국은 주요 정책 방향이나 사회적 성취를 무대에 녹여 전달한다.

올해 프로그램의 백미는 유니트리가 4분 30초 분량으로 꾸민 '무봇(武BOT)'이었다. 영화 '소림축구'로 잘 알려진 허난성의 타거우무술학교 출신 어린이들과 함께 등장한 유니트리 로봇 G1은 도마 발판을 딛고 2~3m 높이까지 뛰어오른 뒤 안정적으로 착지하는가 하면, 만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는 취권 동작을 통해 유연성을 뽐내기도 했다. 그 밖에 7.5회전 비보잉 회전, 쌍절곤 돌리기, 검무, 공중제비 등 고난도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고작 1년 만에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왕싱싱 유니트리 최고경영자(CEO)는 "도마 점프 동작은 로봇의 균형 제어, 동적 반응, 착지 안정성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 요구된다"며 "이는 전 세계 최초로 해낸 것"이라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로봇이 단순한 군무와 배경 역할에 그쳤다면, 올해 로봇은 배우와 대사를 주고받으며 연기를 펼치는 '주연급'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춘완, AI·로봇 등 '신질생산력' 강조
특히 올해는 중국이 첨단기술 발전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운 '제15차 5개년 계획'이 실행되는 첫해인 만큼, 중국의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으로 대표되는 첨단 제조 역량인 '신질 생산력'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AI 모델 '시댄스 2.0'으로 생성된 동영상이 이번에 무대 배경으로 활용된 것이 대표적이다.
춘완 프로그램은 실제 로봇 구매로도 이어졌다.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은 춘완 방송 중 두 시간 만에 '로봇' 검색량이 직전 시간대 대비 300% 이상 증가했고 주문량은 150% 증가했다. 중국 경제매체 신랑차이징은 글로벌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약 1만3,000대 수준으로 그중 중국산이 90%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춘완을 두고 "첨단 산업 정책과 로봇, 미래 제조업 분야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야심 찬 계획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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