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 1호 투자처는 AI 인프라 … 데이터센터 전력용 발전소 건설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6. 2. 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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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약속한 5500억달러 중 360억달러 투입
천연가스 발전소에 330억弗
日소프트뱅크 자회사가 주도
텍사스에 심해원유 수출 시설
조지아에 산업용 다이아 공장
선거앞 '공화당 텃밭'에 집중
다카이치 "日·美 유대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일본의 첫 대미투자 프로젝트로 지목한 텍사스주의 석유·가스, 오하이오주의 발전소 건설, 조지아주의 핵심광물 사업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을 약속한 '전략 산업'으로 꼽힌다.

총 360억달러(약 52조원)가 투입되는 이들 3개 사업이 각각 '에너지 패권' '인공지능(AI) 속도전' '핵심광물 독립'과 같은 경제 안보 과제를 상징한다는 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정책 우선순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들 사업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주'로 분류되는 지역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투자가 결정된 이들 산업을 언급하며 "우리 경제의 핵심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먼저 오하이오주에 건설될 예정인 천연가스 발전시설을 언급하며 "역사상 최대 규모"라면서 발전 용량은 9.2기가와트(GW)가 될 것이라고 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 시설이 전력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연가스 발전시설은 오하이오의 주도 콜럼버스에서 근거리에 위치한 포츠머스 인근에 들어선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SB에너지'가 담당한다. 이 사업에는 330억달러(약 48조원)가 투입된다. 이날 발표된 전체 투자액 중 90% 이상이 발전소 사업에 집중되는 셈이다.

포츠머스에서 약 160㎞ 떨어져 있는 도시 뉴올버니에는 메타,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집중돼 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발표한 팩트시트에서 이번에 건설되는 발전시설이 주로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중국의 'AI 굴기'를 견제하고 미국의 'AI 가속'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러트닉 장관은 텍사스주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미국만(멕시코만)에 심해 원유 수출 시설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간 200억~3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원유 수출을 창출하고 정유소의 수출 역량을 확보하며 세계의 선도적인 에너지 공급국으로서 미국 지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시설은 텍사스주 브러조리아 카운티 인근에 들어서며 투자 비용은 21억달러(약 3조원) 규모가 된다고 상무부는 전했다. 미국의 원유 수출을 획기적으로 증대하기 위한 시설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패권'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라 볼 수 있다.

러트닉 장관은 조지아주 핵심광물 시설에 대해 "합성 산업용 다이아몬드 제조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첨단 산업과 기술에 필수인 산업용 다이아몬드 생산을 미국 내에서 충당하게 된다고 짚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고압·고온 합성 다이아몬드 그릿(Grit·분말)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가스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현재 합성 다이아몬드 생산량 중 9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중국이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조지아주 프로젝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핵심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핵심광물 무역블록 '포지(FORGE)'의 출범을 주도하는 등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조지아주 사업은 대형 다이아몬드 기업 드비어스의 자회사 '엘리먼트식스'가 추진하며 6억달러(약 9000억원)가 투입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투자를 결정한 지역은 '공화당 텃밭'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정치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공화당의 '본산'으로 볼 수 있는 텍사스에서 최근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연거푸 패하는 등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감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텍사스주에 출마하는 후보자를 지지하는 글을 연이어 게재하기도 했다.

오하이오는 J D 밴스 부통령의 본거지라는 점에서, 조지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필승 카드'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모두에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일본의 대미투자 첫 프로젝트가 정해진 것과 관련해 미·일이 공급망을 구축해 유대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긍정적 반응을 내놓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SNS 엑스(X)에 "일본과 미국 간 관세 협의에 기초해 합의했던 '전략적 투자 이니셔티브' 첫 프로젝트에 양국의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들 프로젝트에 대해 "중요 광물, 에너지, AI·데이터센터 등 경제 안보상 중요한 전략 분야에서 일본과 미국이 협력해 공급망을 만들어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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