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 찍은 선익시스템 "꿈의 기술로 태양전지 선점"

황정환 2026. 2. 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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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장 뚫는 김혜동 대표
日독점한 OLED 증착 국산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선도
삼성전자·애플·메타가 주목
작년 이익 13배 늘며 최대 실적
"페로브스카이트가 새 먹거리"

“디스플레이에서 검증된 기술력으로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인 에너지 인프라 시장을 잡겠습니다.”

코스닥 시장 상장사인 선익시스템의 김혜동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뚫은 증착 기술을 스마트글래스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로 확장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임원 출신으로 초창기 OLED 개발을 주도한 김 대표는 2022년부터 선익시스템을 이끌고 있다.

 ◇OLED 증착 공정 국산화

선익시스템은 해외에 의존해 온 중대형 OLED의 증착 공정을 국산화한 기업이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을 진공 상태에서 얇게 쌓아야 하는데, 이 공정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 비견될 만큼 기술 난도가 높다. 그동안 일본 업체 한 곳이 사실상 이 분야를 독점해왔다.

선익시스템이 기회를 잡은 건 2024년 이후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6세대에서 8.6세대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다. 중대형 폴더블 패널 수요가 늘면서 유리 원판 크기가 2.25배 커졌고, 이를 흔들림 없이 정밀하게 다루는 기술이 최대 난제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진공 안에서 대형 기판을 안정적으로 다루는 기술이 가장 큰 병목 구간이었다”며 “이 문제를 풀면서 지난해까지 글로벌 8.6세대 누적 투자 물량의 3분의 2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레도스(OLEDoS)는 선익시스템이 스마트글래스 생태계를 겨냥해 준비 중인 차세대 무기다. 올레도스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OLED를 증착해 초고해상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웨이퍼 핸들링과 미세 파티클 제어 기술이 필요해 반도체 수준의 정밀도가 요구된다. 1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에 5000개 이상의 픽셀이 집적되는 초고해상도가 가능해 메타, 애플, 삼성전자 등이 차세대 스마트글래스 핵심 부품으로 주목하고 있다.

선익시스템은 세계 올레도스 증착 장비의 80% 이상을 공급하는 글로벌 1위 업체다. 김 대표는 “AI가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늘수록 더 몰입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도 커진다”며 “2차원에서 3차원으로, 손에 쥔 화면에서 착용형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모든 구간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태양전지 시장 선점”

사업 확대의 또 다른 축은 에너지다. 선익시스템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대신 신물질을 활용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같은 면적에서 25% 이상 높은 발전 효율을 낼 수 있어 ‘꿈의 태양전지’로 불린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 업체인 리씽크에너지에 따르면 두 개 이상의 태양전지 소재를 층으로 쌓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시장은 2026년 2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00GW, 2040년 1000GW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초기 연구 단계에선 잉크젯 프린터처럼 용액을 도포하는 방식이 쓰였지만, 양산 공정에선 막 두께와 균일도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 대표는 “OLED 역시 액상 공정에서 증착으로 전환되며 산업화에 성공했다”며 “페로브스카이트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5세대 기판에 머무는 사이 선익시스템은 8세대 증착 기술 개발을 마쳤다는 설명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플렉서블 태양전지와 건물 외장재부터 우주항공 분야의 동력원까지 태양광의 응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김 대표는 “도시형 태양광과 건물 일체형 에너지 인프라, 우주항공 분야까지 시야에 두고 있다”고 했다.

기술력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8.6세대 OLED와 올레도스 증착 장비 수주가 본격화하면서 선익시스템은 지난해 매출(5157억원), 영업이익(1115억원)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1129억원)과 영업이익(79억원)은 각각 3.5배, 13배 늘었다. 김 대표는 “AI 시장 개화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판이 바뀐 데 이어 페로브스카이트도 올해를 기점으로 상용화 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2년 내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수원=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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