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발레 이끈 BBL, 15년만에 韓 온다
'불새' '볼레로' 등 대표작 선봬
스타 무용수 김기민 주역 합류

스위스의 세계적인 발레단 베자르 발레 로잔(BBL)이 15년 만에 내한해 4월 23~26일 나흘간 공연한다. 프랑스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가 창단한 BBL은 전통적인 발레 기법에 강렬한 표현력과 독창적인 안무를 더해 현대 발레의 경계를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볼레로' '현재를 위한 미사' '불새' 등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베자르는 1960년 브뤼셀에서 '20세기 발레단'을 창단한 뒤 1987년 이름을 현재와 같이 개편하고 로잔에 정착했다. 전통 발레의 형식을 넘어 연극과 음악의 형식미와 철학적 주제,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한 독창적인 무용 세계를 구축해 20세기 무용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평가받는다. 발레 외에도 연극 '초록 여왕' '카스타 디바' 등과 오페라 '살로메' '라 트라비아타' 영화 '배우에 대한 역설'을 연출하는 등 폭넓은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2007년 마지막 작품 '80분간의 세계 일주'를 준비하던 중 작고했으며, 현재는 베자르 레퍼토리의 수석무용수였던 줄리앙 파브로가 2024년부터 발레단을 이끌고 있다.
BBL은 이번 내한 무대에서 23·25일 이틀 동안 대표작 '볼레로'와 '불새'를 선보인다. '볼레로'는 라벨의 원작을 단순하지만 강렬한 선율을 몸짓으로 극대화한 베자르의 대표작이다. 주역 무용수가 구현하는 선율과 그를 둘러싼 남성 군무가 만들어내는 리듬이 결합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빚어낸다. 단순한 리듬에 맞춰 아무것도 없는 원형 테이블로 시작해서 점차 강렬한 절정에 이르는 구성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불새' 역시 스트라빈스키의 동명의 음악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불태워 다시 태어나는 존재이자 혁명과 재탄생의 상징인 불사조를 추상적 춤의 언어로 구현한 작품이다. 미하일 포킨의 원작은 불새가 악마와 괴물을 물리친 덕분에 왕자와 공주가 결혼하는 동화적 서사를 중심에 뒀으나, 베자르는 이를 각성한 인간이 억압적 체제로부터 혁명을 꾀하는 스토리로 승화시켰다.
BBL은 24·26일 이틀 동안은 '햄릿'과 '바이 바이 베이비 블랙버드'를 아시아에서 최초로 선보이기로 했다. '햄릿'은 셰익스피어 비극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비극 속 인물들이 고뇌와 드라마, 격렬한 사랑과 부드러움을 품은 채 우리의 삶 속을 끊임없이 배회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 작품 안무를 구성한 발렌티나 투르쿠는 주변의 모든 것이 움직이는 듯한 환각과 공간을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다는 감각을 무대 위에 구현하고자 했다. 2024년 스위스 로잔 볼리외 극장에서 초연됐으며 막스 리히터·뮤즈 등 유명 대중음악을 적극 활용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조니 캐시의 음악이 인상적인 '바이 바이 베이비 블랙버드'는 부재와 기억, 그리고 존재의 여운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매일 아침 찾아오던 작은 새가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는 단순한 이미지에서 출발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맞닥뜨리는 '상실'과 그 안에 남는 감정의 흔적을 담는다.
특히 이번 내한에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수석무용수이자 '무용계 오스카'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스타 무용수 김기민이 참여하기로 해 국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기민은 이번 내한 무대에서 모리스 베자르의 '볼레로' 주역으로 23·25일 두 차례 무대에 오른다. 김기민은 "BBL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되어 감사하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BBL 소속의 한국인 발레리나 이민경 역시 '햄릿'에서 주역으로 무대에 오르기로 해 눈길을 끈다. 2020년 BBL에 입단한 이민경은 서울예고·이화여대를 졸업하고 폴란드 발틱 오페라 발레, 스페인 빅토르 울라테 발레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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