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된 컨테이너박스 … 외딴섬도 밝히죠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6. 2. 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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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외딴섬이나 사막 혹은 태풍으로 모든 전력망이 끊긴 재난 현장.

이곳에 트럭 한 대가 들어서 컨테이너를 내려놓는다.

기존 대형 원전(1000㎿급)보다 훨씬 작은 10㎿ 이하의 출력을 내는 이 원자로 역시 전력망이 닿지 않는 지역을 위한 가장 강력한 '에너지 적정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거대한 송전탑을 전국에 까는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는 대신 필요한 곳에 마치 배터리처럼 원전을 놓는 것이 더 적정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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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원자로 상용화 시동
아프리카 토고, 적극 도입
병원·광산 등에 전기 공급
북미서는 '수직농장' 결합
전력공급·식량생산 동시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외딴섬이나 사막 혹은 태풍으로 모든 전력망이 끊긴 재난 현장. 이곳에 트럭 한 대가 들어서 컨테이너를 내려놓는다. 3일 뒤 이 작은 컨테이너는 마을 전체를 밝히는 발전소가 된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초소형 원자로(마이크로리액터)', 일명 '원자력 배터리'가 상용화의 문턱을 넘고 있다. 기존 대형 원전(1000㎿급)보다 훨씬 작은 10㎿ 이하의 출력을 내는 이 원자로 역시 전력망이 닿지 않는 지역을 위한 가장 강력한 '에너지 적정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동안 개념 설계에 머물렀던 마이크로리액터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가장 앞선 것은 미국 국방부(현 전쟁부)의 '프로젝트 펠레(Project Pele)'다. 미 국방부는 2024년 말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에서 착공식을 열었고 지난해 초 실제 가동을 위한 특수 연료(TRISO)를 인도받아 실증 가동을 준비 중이다.

마이크로리액터가 현실화하면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이 이 기술을 적극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거대한 송전탑을 전국에 까는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는 대신 필요한 곳에 마치 배터리처럼 원전을 놓는 것이 더 적정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말 미국의 '나노뉴클리어 에너지(NANO Nuclear Energy)'는 서아프리카 토고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가 전력망과 연결할 필요 없이(Off-grid) 오지의 광산·병원·마을에 직접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나노뉴클리어는 캐나다 스타트업과 협력해 이 원자로를 '수직 농장(Vertical Farming)'과 연결하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전력 공급과 동시에 식량 생산까지 해결하기 위해서다.

북미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캐나다 서스캐처원주는 웨스팅하우스의 '이빈치(eVinci)'를 도입해 2029년 가동한다. 디젤 발전기에 의존하던 원주민 마을에 8년 이상 연료 교체 없이 깨끗한 전기를 공급해 '에너지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초소형 원자로가 오지에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있다. '원자력 전문가를 어떻게 상주시키느냐'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연구진들은 '원격 무인 운전'을 내세웠다.

INL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원격 마이크로리액터 운영의 기회와 도전'에 따르면 마이크로리액터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자율 원격 운영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가상 공간에 원자로와 똑같은 쌍둥이를 만들어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중앙관제센터 한 곳에서 수백 ㎞ 떨어진 여러 개의 마이크로리액터를 동시에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프리카 오지 마을에 엔지니어가 상주하지 않아도 도시의 중앙센터에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운영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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