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압박 공정하지 않다···‘영토 포기’는 국민이 납득 못할 것”

조문희 기자 2026. 2. 1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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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신속한 종전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공정하지 않다”며 일방적인 영토 포기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의 중재 하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종전안을 놓고 3자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로 논의가 또다시 제자리걸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영토 전역을 포기하는 종전안은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정서적으로 이런 요구(영토 포기)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왜 우리가 추가로 영토를 포기해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만약 (종전) 문서에 현재의 전선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을 넣는다면, 국민들도 국민투표에서 이 안을 지지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존 주장과 다르지 않다. 러시아는 현재 돈바스 지역의 약 88%를 차지한 가운데 나머지 12%까지 영토 전역 할양을 요구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을 동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만 공개적으로 양보를 요구한다며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는 빨리 협상 테이블에 나서라”고 발언하는 등 우크라이나 상대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이 단지 그(트럼프 대통령)의 전술일 뿐, 최종 결정은 아니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평화를 만드는 방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러시아, 미국, 우크라이나 3국 협상에 참석해 있다. 타스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러·우크라이나 3국 협상단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왔다. 협상단은 이날 오후 회의를 시작해 약 6시간 동안 논의를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측은 회의 종료 후 “실질적인 사안들과 가능한 결정들의 이행 절차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대표단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협상이 “매우 긴장된 분위기였다”고 AFP 통신에 전했다.

이날 협상에는 스티브 윗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크렘린궁 보좌관,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등이 나섰다. 3국 협상은 18일까지 이틀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미국은 종전 협상 시한을 오는 6월로 제시하고 양측에 신속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러·우크라이나 3국 협상은 지난달 23∼24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시작된 뒤로 이번이 세번째다. 뉴욕타임스는 “합의를 막는 주된 원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며 “종전 돌파구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고 분석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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