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00세 시대가 축복이 되려면 건강보험 재정 위기 극복이 필요하다

지난해 우리 사회는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반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인구소멸의 공포로 인해 사회적 안전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을 향유하며 의료 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는 상황이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제도 또한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1989년 전 국민으로 확대 실시된 건강보험제도는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과 2017년 보장성 강화 정책을 통해 진화해 온 사회보장제도다.
최근 정부의 장기 재정 전망 자료에 의하면 2026년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 전환과 2033년 준비금 고갈을 예측했다.
건강보험 제도 시행으로 삶의 질 향상이 이뤄졌고 행복한 사회의 기본적인 제도이기에 재정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제도를 위해 정부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불법개설기관(이하 사무장 병원)을 근절하는 것이다.
사무장병원이란 의료법이나 약사법을 위반해 의료인이나 약사가 아닌 사람이 의사나 약사, 법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 또는 약국을 말한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보다는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과잉진료를 유도해 환자와 약국 이용자에게 손해를 끼칠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킨다.
또 무리한 관리비용 절감으로 인해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환자들을 오히려 위험과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는 사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사무장병원인 밀양 요양병원 화재는 47명의 사망자와 145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무장병원에 대해 행정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사무장병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 금액이 약 2조 8800억원에 달하지만 회수된 금액은 8.84%인 2500억원에 불과하다.
설상가상 사무장병원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와 부담금이 사무장병원의 사익 추구에 희생되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는 사무장병원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재산 보전 절차가 필수적이지만 건강보험공단이 수행하고 있는 행정조사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 기간은 평균 11개월로 매우 길어 적발과 회수가 제때 이뤄지기 힘들고 수사의 전문성 또한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특별사법경찰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특별사법경찰은 특정 직무의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으로, 전문성과 신속성을 확보해 범죄 수익을 빠르게 환수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할 123대 국정과제 중 사무장병원 단속도 포함돼 있어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통해 사무장병원의 폐해를 차단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화를 꾀하고자 하는 의지를 볼 수 있다.
다만 수사권 남용에 따른 기본권 침해와 의료계와의 대립 구도로 인한 신뢰 관계 붕괴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수사 범위의 제한과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의료계 인사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의위원회 설치를 통해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등 제도의 보완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수사 매뉴얼 의무화와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특별사법경찰의 본래 취지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제도와 정책은 필연적으로 명과 암이 존재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 제도 역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본래 목적에 부합하도록 안전장치와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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