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부통령, 2028년 대선 도전 선언
필리핀 정국 대결 구도 본격화

세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2028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현직 대통령과 한때 러닝메이트였던 두 인물이 차기 대권을 두고 정면 대결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을 위해 내 생명과 힘, 미래를 바치겠다"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향해 공약 이행의 진정성이 부족하고 부패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BBM(마르코스 대통령의 별명)을 대통령으로 뽑는 데 내가 도왔다면 용서해달라"며 공개적으로 사과해 양측의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임을 드러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로,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손을 잡고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집권 이후 두 가문은 권력 구도를 둘러싸고 충돌을 빚어왔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 당시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돼 네덜란드 헤이그로 이송된 상태다. 두테르테 부통령 역시 예산 유용 의혹 등과 관련해 탄핵소추안이 제기돼 하원 심의를 앞두고 있다.
반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부패 혐의 등으로 탄핵안 표적이 됐지만, 다수 의석을 확보한 하원이 이를 기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테르테 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유력한 차기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총선·지방선거에서도 두테르테 진영이 예상 밖 선전을 거두며 세 결집을 과시했다.
2028년 대선을 앞두고 필리핀 정치는 두테르테 가문과 마르코스 가문의 정면 대결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