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실손 믿고 ‘무제한’ 받다간 낭패”···가격 내리고 문턱 높인 ‘관리급여’ 시행

김찬호 기자 2026. 2. 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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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이미지

도수치료와 같이 과잉 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관리급여’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정부가 정한 표준수가를 적용하게 돼 회당 진료비 자체는 낮아지지만, 그동안 실손보험을 믿고 부담없이 도수치료를 받았던 환자라면 비용을 따져 필요할 경우에만 받는 것이 안전하다.

보건복지부는 18일 관리급여 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19일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이 진료비의 5%를 부담하고, 환자가 95%를 내는 구조로 운영한다. 첫 관리급여 대상으로 지정된 항목은 도수치료를 비롯해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 등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이번 조치로 가장 큰 변화를 맞는 것은 병원마다 제각각이던 진료 가격(수가)이다. 도수치료의 경우 비급여 항목으로 병원이 임의로 가격을 책정해왔으나 앞으로 정부가 정한 표준 수가를 따라야 한다. 정부가 가격을 직접 통제하면서 환자가 지불할 ‘결제 원금’ 자체는 줄어들 전망이다. 진료 횟수에도 기준이 생긴다. 그동안 의사 판단에 따라 횟수 제한 없이 처방할 수 있었지만, 관리급여 전환 이후에는 건강보험 기준에 따른 적정 횟수 안에서만 급여 적용을 받게 된다. 기준을 초과하는 진료에 대해서는 보험 혜택을 원천 차단하는 등 ‘무분별한 의료 이용’에 대한 사후 관리도 대폭 강화될 방침이다.

실손보험 가입자라면 어느 세대 상품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관리급여 시행에 따른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기존 실손보험(1~4세대) 가입자는 수가 인하와 자기부담률 하락이 겹쳐 이중 혜택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 비급여로 회당 10만원인 도수치료를 받은 4세대 실손 가입자는 치료비의 30%인 3만원을 최종 부담했다. 관리급여로 전환돼 도수치료가 회당 5만원으로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실손보험은 이를 ‘급여’ 항목으로 인정해 더 낮은 자기부담률(20%)을 적용한다. 이 경우 환자는 5만원의 95%인 4만7500원을 결제한 뒤 보험금을 환급받아, 최종 부담은 9500원 수준이 된다.

반면 5세대 신규 실손보험 가입자는 사정이 다르다. 정부는 과잉 진료를 차단하기 위해 신규 상품은 관리급여 항목의 실손 자기부담률을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같은 95%로 연동할 방침이다. 이 경우 수가 인하로 전체 치료비가 5만원으로 낮아지더라도 보험사가 보전해 주는 금액이 거의 없어, 환자는 사실상 4만5000원 상당의 진료비를 감당해야 한다.

복지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과잉 우려가 있는 비급여를 적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이 마련됐다”며 “도수치료 등 관리급여 대상으로 선정된 항목에 대해 수가 및 급여기준을 마련하는 등 후속 절차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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