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부터 영상까지’⋯ 美·中 빅테크 ‘AI 전선’ 확대
바이트댄스, 사흘 만에 AI 풀라인업⋯'시댄스 쇼크' 본격화

미·중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전선을 넓히고 있다. 중국 바이트댄스가 영상·이미지·언어 모델을 잇달아 선보인 가운데, 미국 앤트로픽은 에이전트와 컴퓨터 사용 능력을 강화한 차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앤트로픽이 17일(현지시간) 새로운 AI 모델 ‘클로드 소넷 4.6’을 출시했다. 소넷 4.6은 컴퓨터 사용, 코딩, 장문 텍스트 추론, 지식 기반 업무 수행 등 모든 영역에서 성능을 끌어올린 모델이다. 클로드 최상위 모델인 ‘오퍼스’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API 가격은 전작 ‘소넷 4.5’와 같은 백만 토큰 기준 입력 3달러·출력 15달러를 유지했다. 앤트로픽은 지난 5일 ‘오퍼스 4.6’을 출시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소넷’ 라인업까지 업데이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에선 컴퓨터 사용과 코딩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소넷 4.6은 AI의 컴퓨터 작업 능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OS월드’에서 72.5%를 기록해 오퍼스 4.6(72.7%)에 근접했다. 사전 체험한 개발자들은 앤트로픽의 전작 최상위 모델인 ‘오퍼스 4.5’보다 소넷 4.6을 더 선호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소넷 4.6은 대규모 코드베이스와 방대한 분량의 계약서·논문을 단일 요청으로 처리할 수 있는 100만 토큰 규모의 컨텍스트 윈도우도 지원한다.
구글과 오픈AI에 이어 앤트로픽까지 미국 빅테크들이 모델 성능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사이, 중국은 전방위적 물량 공세로 맞불을 놓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12일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 2.0’, 13일 이미지 모델 ‘시드림 5.0’, 14일 대형언어모델(LLM) ‘더우바오 2.0’을 연속 공개했다. 사흘 사이에 영상·이미지·언어 등 모든 영역에서 AI 라인업을 구축한 것이다. 시드림 5.0은 구글 ‘나노바나나 프로’와 대등한 성능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 추론 모델인 ‘더우바오 2.0 프로’는 구글 ‘제미나이3 프로’와 오픈AI ‘GPT 5.2’를 정조준했다.
특히 시댄스 2.0은 지난해 ‘딥시크’가 LLM 시장을 뒤흔들었듯, 오픈AI의 영상 모델 ‘소라’를 능가한다는 평가와 함께 ‘시댄스 쇼크’까지 일으키고 있다. 일관성 유지는 물론 물리 법칙과 카메라 움직임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하면서, 할리우드 등 영화인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업계에서는 시댄스가 영상 AI 시장의 중심축을 중국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한편, 중국의 AI 행보는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수준을 넘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깅페이스의 ‘딥시크 모멘트 이후 1년’ 3부작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의 ‘큐웬’ 모델에서 파생된 AI 모델은 11만5000개로, 구글(7만2000개)·메타(4만6000개)·오픈AI(1만1000개)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새 모델을 만들 때 중국 모델을 가장 많이 차용한다는 의미로,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경쟁이 동시다발적으로 격화되고 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