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었던 학교가 사라져 슬퍼요” 입학생 0명 시대 문 닫는 교정
올해 경남 8개 학교 통폐합 결정
초등 신입생 첫 1만 명대 진입
신입생 0명 18곳…1명은 38곳
지역 소멸·공동체 위축 등 영향
국가 차원 관리·지역 연계 과제


학령인구 감소 속에 문 닫는 학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올해 3월 1일자로 경남 8개 학교가 통폐합된다.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도 처음으로 1만 명대로 떨어졌다. 학생 수 급감은 폐교로 이어진다. 이는 지역 공동체 위축을 불러온다. 소규모학교 증가는 불가피한 흐름이다. 교육 재정 효율과 지역 소멸 우려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정책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교생 11명 아쉬운 작별
고성 동광초교 졸업식은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졸업생들에게 개근상과 특별상, 장학증서가 전달될 때마다 강당에는 환호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추억 영상이 상영되자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인라인 스케이트장 놀이, 다모임 활동, 남해 바다 체험학습 장면이 흐르자 곳곳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담담하던 졸업생들도 끝내 눈물을 보였다. 학부모와 교사들도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다.
6학년 졸업생 대표는 "작은 학교였지만 누구보다 큰 사랑을 받았다"며 "동광에서 배운 용기와 따뜻함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광초교 마지막 졸업생인 6학년 이소연 학생은 "유치원 때부터 10년을 다녔다"며 "정든 학교가 사라져 슬프다. 다시 찾았을 때 학교가 없을 생각을 하면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5학년 정지윤 학생도 "이곳에서 졸업하지 못해 아쉽다"며 "추억이 많은 학교를 더 이용하지 못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3·6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쉽지만 더 많은 친구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이곳에서의 시간은 아이들에게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입생 첫 1만 명대…올해 통폐합 8곳
학령인구 감소와 원도심 공동화 등이 맞물리면서 경남교육청은 올해 3월 1일자로 도내 학교 8곳을 통폐합한다.
해당 학교는 김해 대중초교, 고성 동광초교, 창원 봉림중, 창원 진해중, 창원 진해여중, 창원 북면초 승산분교장, 고성 영오초 영현분교장, 의령 남산초 궁류분교장이다.
김해 대중초교는 대동초교와 통합되며 △창원 봉림중→봉곡중 △창원 북면초 승산분교장→북면초교 △의령 남산초 궁류분교장→남산초교 △고성 영오초 영현분교장→영오초교로 각각 통합된다. 진해여중은 진해중 신설 학교로 재편된다.
2027년 3월에는 사천 삼천포초교, 김해 김해여중, 산청 신등중·신등고 등이 폐교돼 통합된다.
저출생 영향이 초등학교 현장에 본격 반영되고 있다. 2026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수는 처음으로 1만 명대에 진입했다.
경남교육청의 '2026학년도 초등학교 학급편성 계획'을 보면, 신입생은 1만 891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만 843명보다 9.2% 감소했다.
신입생 수는 △2021학년도 3만185명 △2022학년도 2만 9858명 △2023학년도 2만 7154명 △2024학년도 2만 3441명 △2025학년도 2만 843명으로 6년 연속 하락세다.
5년 사이 1만 1266명이 감소했다. 감소율은 약 37%에 달한다. 특히 2023년 이후 3년 사이에만 8000명 넘게 줄어 감소 속도가 빨라졌다.


국가 기준 마련·지역 연계 과제
학교 통폐합이 지역 소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역사회와 연계한 소규모학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해 발간한 '우리나라 소규모학교 통합 및 육성·지원 정책의 방향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2035년 학생 수 60명 이하 초등학교 비율은 3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25%에서 크게 늘어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교육 재정 절감 효과는 있지만, 지역 인구 감소를 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폐교가 1개 늘어날 때마다 시군 지역 초중고 학생 수는 79~130명, 학부모 인구는 약 110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법령 차원의 학교 규모 기준은 없다. 일부 시도 조례에서 소규모학교 기준으로 '학생 수 60명'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권순형 선임연구위원은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국가 차원의 적정 학교 규모를 고민해야 한다"며 "적정 규모 학교 육성 방향과 집행 방안도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규모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교육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연구위원은 "학교 규모 변동은 지역 정주 여건과 산업·경제 정책 등 외재적 요인의 영향도 크다"며 "국가와 지자체, 시·도교육청이 연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적정 규모 학교육성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육청은 "기준에 해당한다고 일방적으로 통폐합을 추진하지는 않는다"며 "학부모·지역민 등 교육 수요자와의 협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한다"고 밝혔다. 또 2026학년도 적정 규모 학교 육성 추진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문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