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wind)과 바람(wish)이 만났을 때

류민기 기자 2026. 2. 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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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언어인 '바람(wind)'을 인간의 언어인 '바람(wish)'으로 확장하는 두 작가의 작품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이렇게 두 작가의 '같은 듯 다른 바람'이 갤러리에서 교차한다.

김홍채 블루브릭 갤러리 대표는 "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때에 같은 듯 다른 두 작가를 함께 만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두 작가가 그려낸 바람을 비교하며 봄의 기운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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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블루브릭 갤러리 김산·이채 이인전
<자연의 바람, 바람의 자연> 3월 20일까지
자연서 얻은 영감 각각 구상·추상으로 풀어
3월 20일까지 창원 블루브릭 갤러리에서 김산·이채 이인전 <자연의 바람, 바람의 자연>이 열린다. 전시장 내부 모습. /류민기 기자

자연의 언어인 '바람(wind)'을 인간의 언어인 '바람(wish)'으로 확장하는 두 작가의 작품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창원 블루브릭 갤러리가 3월 20일까지 김산·이채 이인전 <자연의 바람, 바람의 자연>을 연다. 두 작가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각각 구상과 추상으로 풀어내며 '같은 듯 다른 전시'의 묘미를 선사한다.
김산 작 'My Universe'. /류민기 기자
김산 작 'From the Forest'. /류민기 기자

"숲을 흔드는 것은 바람(wind)이지만, 그 숲을 버티게 하는 것은 살아남고자 하는 생명의 간절한 바람(wish)이다."(김산 작가 노트 중에서)

김산 작가는 2019년 들이닥친 심근경색으로 죽음의 문턱에 섰었다. 김 작가를 살려낸 것은 고향인 제주의 자연과 그곳에서의 추억이었다. 제주의 바람(wind)과 시대의 풍파 속에서도 뿌리내린 생명들이 그를 회복시켰다.

작가는 곶자왈을 비롯해 제주의 숲을 관찰하고 연구해 그 속에 담긴 제주의 역사와 자신의 감정을 녹여 그만의 숲을 표현했다. 특히 제주 신화 속에서 장수의 상징으로 전해지는 '백록(흰 사슴)'을 그리며 '건강을 되찾아 평생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소망과 바람(wish)을 투영했다.

"나에게 자연은 단순히 그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나의 뿌리이자 돌아가야 할 본향이다. 나는 그 숲에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과 대면한다."(김산 작가 노트 중에서)

김 작가는 제주대학교 서양화과 학·석사를 졸업했다.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 2021>에서 소개되며 주목받았고, 2023년 '제49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대상, 2024년 제2회 제주특별자치도 청년예술인상을 수상했다.
이채 작 'Afterimage of Wind'. /류민기 기자
이채 작 'The Blue Flower'. /류민기 기자

김산 작가와 같은 1989년생이자 두 글자 이름인 이채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고 닿을 수 없는 '동경'을 표현하고 있다.

"자연의 바람(wind)은 외부에서 불어오지만, 인간의 바람(wish)은 내면에서 피어오른다. 이 두 바람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생동감을 느낀다." (이채 작가 노트 중에서)

자연을 좋아하는 이 작가는 꽃과 나무가 자라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꽃과 나무를 살랑이게 하고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바람(wind)', 씨앗을 흩뿌려 생명력을 틔우는 순간 바람의 여운을 작품에 담았다.

작가는 질 것을 알면서도 꽃을 피워내는 식물처럼, 닿기 어려우면서도 마음에 닿고자 하는 노력으로 물감을 캔버스에 올리고 긁고 닦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는 작가 노트에서 "수천 번의 붓질을 겹치는 것은 바람이 불어오는 시간을 쌓는 것과 같다"며 "이 수행적 과정 끝에 나타나는 미묘한 색의 층위는 내가 자연과 대화한 기록들"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가천대학교 동양학과와 홍익대학교 미학과 석사를 졸업했으며, 2025년 주홍콩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 6인 중 한 명으로 참여해 전시를 열었고, 같은 해 화이트스톤 갤러리 홍콩에서 현대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이우환 작가와 이인전을 열며 그의 예술적 계보를 잇는 차세대 작가로 조명받고 있다.
이채 작가의 'The Blue Flower'(왼쪽)와 김산 작가의 '개벽(開闢)'. /류민기 기자

이렇게 두 작가의 '같은 듯 다른 바람'이 갤러리에서 교차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고준영 DDRD 아트디렉터는 "김산 작가가 자신의 본질을 되찾기 위해 그려내는 숲인 '본향'에서 각자 보이지 않는 바람을 찾고, 이채 작가가 자신의 마음속 감정의 꽃과 나무를 피워내기 위해 섬세하게 닦아낸 흔적과 자국을 바라보며 각자의 마음속 푸른 꽃을 피워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홍채 블루브릭 갤러리 대표는 "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때에 같은 듯 다른 두 작가를 함께 만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두 작가가 그려낸 바람을 비교하며 봄의 기운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람은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월·화요일 휴관. 문의 010-9458-2856.
3월 20일까지 창원 블루브릭 갤러리에서 김산·이채 이인전 <자연의 바람, 바람의 자연>이 열린다. 전시 포스터. /갈무리

/류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