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구형’에 웃었던 尹…지귀연 재판부의 판단은
특검은 사형 구형…변호인단 “尹 출석한다” 불출석 가능성 일축
尹, 끝까지 ‘계몽령’ 주장…내란죄·공수처 수사권 인정 여부 관건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역사의 법정에 선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을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90분간 최후진술을 통해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며 '계몽령'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선고 기일에 출석할 것"이라며 1심 선고 지연을 위한 불출석 가능성을 일축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오는 19일 417호 대법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군·경찰 지휘부 7명의 선고도 함께 이뤄진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김 전 장관에는 무기징역, 조 전 청장에는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인정되면 재판부가 내릴 수 있는 선택지는 '사형'이나 '무기징역(무기금고)' 밖에 없다. 만일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판단하지 않거나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수사·기소 절차에서의 위법성을 받아들이면 무죄 선고 또는 공소기각이 내려질 수도 있다.
앞서 선고를 맡았던 재판부들은 잇달아 12·3 비상계엄을 내란 행위로 규정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 혐의 수사도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나란히 계엄령 선포를 위헌·위법한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 행위로 판단했다.
지귀연 재판부는 지난해 3월 구속 기간을 '날(日)'이 아닌 '시간'으로 적용하는 전례 없는 계산법을 적용해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논란을 지적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1심 선고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범죄인 내란 혐의로 뻗어나간 것이라며 수사 적법성을 인정했다. 또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죄 실행의 착수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선고 일정의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윤 전 대통령의 출석 여부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 8명이 선고 지연 등을 목적으로 선고 재판에 불출석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선고를 하루 앞둔 이날 "윤 전 대통령은 19일 선고 기일에 출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피고인 불출석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기더라도 궐석 재판으로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약 30년 만에 심판대에 오른 전직 대통령의 내란죄 사건인만큼 지귀연 재판부도 기일 재지정 등을 하지 않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를 내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정농단 또는 뇌물·횡령 등 혐의로 기소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1심 선고에 불출석했지만, 재판부는 이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선고를 진행했다.
이달 23일부이 법관 정기 인사일인 점도 선고일 재지정 부담을 키우는 대목이다. 지 부장판사는 이번 인사로 서울중앙지법을 떠난다. 재판부가 교체되면 변론을 재개해 공판 갱신 절차를 거쳐야한다. 피고인이 요구할 경우 증거조사 절차를 일일이 재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선고 일정은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다. 지 부장판사도 이런 점을 감안해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선고 기일에 반드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내란 특검팀은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 사형을 구형하면서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질서 파괴행위를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함으로써 대한민국이 형사사법시스템을 통해 헌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사형 구형'이 떨어지자 헛웃음을 지었고, 국민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 대신 그는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은 '망국적 패악'에 대해 국민들이 감시와 견제를 해달라는 호소였다"며 "내란몰이 세력들이야말로 헌정 붕괴와 국정 마비를 일으킨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9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법정 상황은 법원 자체 장비로 촬영한 뒤 실시간 송출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19일 첫 구속된 후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서 두번째 설을 맞이했다. 주가조작 및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명절을 보냈다. 김 여사는 지난달 28일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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