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영덕군, 원전 유치 시동 건다…경주 SMR 유치 추진단 출범·영덕 주민 압도적 찬성
영덕군, 군민 여론조사에서 86.18%가 원전 유치에 찬성

경주시와 영덕군이 신규 원전 유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영덕군은 '대형 원전', 경주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유치 공모에 각각 나선다.
◆경주시
경주시는 SMR 유치를 위해 범시민 추진단을 공식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유치전에 돌입했다. 경주시 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시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i-SMR 1호기 경주유치추진단' 구성을 의결했다. 추진단은 시의원, 동경주지역 주민단체, 교수, 시민단체 관계자 등 37명으로 꾸려졌다. 부지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활동한다.
이번 추진단 출범은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35년까지 0.7GW급 SMR 1기 도입 방침을 확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2037~2038년 1.4GW급 대형 원전 2기와 함께 SMR 1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경주시는 이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유치 의사를 공식화하고, 행정·정책 역량을 집중한다.

경주가 유치 경쟁에서 내세우는 가장 큰 강점은 집적된 원전산업 기반이다. 동경주에는 월성원전과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이 위치해 있으며, 발전·정비·연구·인력양성 등 원전산업 전 주기가 형성돼 있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SMR 산업단지 조성 계획도 추진 중이다. 관련 전문인력과 협력기업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초기 건설과 운영 단계에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부지 여건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월성원전 인근은 장기간 원전이 운영돼 온 지역으로, 기반시설과 송전망이 갖춰져 있다. 특히 기존 변전설비를 활용할 경우 추가 대규모 송전 인프라에 투자할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는 공사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경주시는 SMR 유치가 단순한 발전소 건설을 넘어 지역 산업구조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 전력 공급기반을 선점하면, 관련 기업 유치와 국가산업단지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역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대 효과도 기대되는 요소다.
◆영덕군
영덕군이 지난 9일부터 실시한 군민 여론조사에서 군민 86.18%가 원전 유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700명을 조사해 85.5%, 리서치웰은 704명을 조사해 86.9%의 찬성을 확인했다. 영덕군에 거주하는 18세 이상의 주민 중 성별, 연령, 거주지 등 모든 지표에서 원전 유치를 찬성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더욱이 찬성의 강도가 높았다. 적극 찬성층이 각각 77.5%, 77.1%로 나타나 영덕군민의 전반적인 정서가 지역 발전을 위해 원전 유치가 필요 불가결하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으로는 영덕읍과 축산면이 각각 87.9%, 88.1%로 높게 나타났다. 강구·남정·영해·병곡면은 86.7%와 86.9%, 달산·지품·창수면은 75.3%와 83.8%로 각각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두 조사기관 모두 20대가 가장 높았다.
원전 유치를 찬성하는 이유로는 '인구 유입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각각 56.6%와 58.5%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청년층 등 지역 일자리 창출', '특별지원금·지방재정 확충 등 재정적 이익', 'AI·반도체 등 국가 에너지정책 차원' 순이었다.
유치를 반대하는 이유로는 '환경과 건강상의 우려'가 각각 43.5%와 42.7%로 나타났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및 정부 정책의 신뢰성 부족', '지역 내 주민 갈등' 등이 다음을 이었다.
신규 원전 유치를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는 두 조사기관 모두 '지역경제 및 일자리 효과'가 41.8%와 38.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주민 안전과 건강', '주민 의견 수렴과 합의 절차'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영덕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유선 100% 자동응답 조사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양사 모두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영덕군 홈페이지 고시·공고를 확인하면 된다.
영덕군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신규 원전 유치에 관한 동의안을 영덕군의회에 제출하고, 군의회 동의과정을 거쳐 한국수력원자력에 원전 유치를 신청할 계획이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손달희 기자 sdh2245@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