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대 개막②] 삼성·LG전자 참전···新성장축 세운다
LG “명확한 미래 사업”…산업·상업·가정용 3축으로 사업 확대

【투데이신문 이유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조직 재편 및 전략적 투자로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사가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와 제조 혁신을 동시에 겨냥하는 구도다.
18일 본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로봇 산업은 여전히 중소기업 중심 구조다. 한국로봇산업협회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로봇 기업 2509곳 가운데 98%가 중소기업이며 대기업은 12곳(0.5%)에 불과하다. 연구개발(R&D) 역시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산업 기반은 갖춰졌지만, 자금력과 대형 수요 창출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명시하고, 조직과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은 산업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CES에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GEMS)'를 공개하며 로봇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볼리(Ballie)'와 '삼성전자봇 핸디'를 선보이며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했고, 2021년 말 로봇사업화TF를 정규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조직 체계도 구체화했다. 삼성리서치(SR) 산하 로봇 인텔리전스 조직은 엔비디아 출신 전문가 권정현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로봇 플랫폼 조직은 삼성리서치 로봇플랫폼팀장으로 자율주행 로봇, 실시간 조작 기술(Manipulation) 등 로봇 운영체제(OS)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해 온 최고은 상무가 맡고 있다. 여기에 카이스트 명예교수이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멤버인 오준호 교수가 미래로봇추진단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핵심 인력이 전면 배치되면서 삼성 로봇 사업에 조직적 동력이 더해졌다는 평가다.
투자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12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3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자회사로 편입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Lab)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양사 결합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목표는 구체화됐다. 상용화 시점은 2028년으로 제시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외 미국 로봇 AI 스타트업 스킬드AI(Skild AI)에도 1000만달러(약 14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홈로봇 LG 클로이드. [사진=LG전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8/552795-r1dG8V7/20260218111009147ztsx.jpg)
LG전자는 2017년 상업용 로봇을 시작으로 로봇 사업을 공식화했다. 이듬해 열린 CES에서 'LG 클로이' 브랜드를 선보이며 상업용·가정용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2024년 조직 개편을 통해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를 폐지하고, 로봇 사업을 산업용·상업용·가정용으로 재정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봇 사업을 '명확한 미래'로 보고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현재 산업용, 상업용, 가정용 세 축으로 나눠 각 조직이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용 로봇은 LG전자 산하 LG생산기술원이 맡고 있다. LG생산기술원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외부 기업에 공급하는 조직으로, 산업용 로봇 팔과 공장 내 운송 로봇 등을 솔루션 형태로 제공한다. 2025년 외부 수주 규모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고객군을 반도체·제약·화학 산업 등으로 확대하며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외판 매출을 조 단위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상업용 부문에서는 실리콘밸리 기반 서비스 로봇 전문 기업 베어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베어로보틱스는 세계 최초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개발한 기업이다. 자회사로 인수할 당시 LG전자 CSO 이삼수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사업 전방위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가정용 로봇 전략도 병행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정용 로봇은 '가사노동 없는 제로 레이버 홈'을 지향점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업·산업 영역에서 확보한 기술을 가정용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또한 LG그룹 벤처캐피탈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스킬드AI 투자에도 참여하며 로봇 지능 확보에 나섰다.
양사의 전략은 방향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중심의 AI 고도화와 지능 플랫폼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기반 산업·상업용 확장을 통해 성장을 노린다. 다만 로봇을 단일 제품이 아닌 장기 성장축으로 격상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결국 관건은 구체적 성과다. 휴머노이드 상용화와 스마트팩토리 외판 확대 중 어느 전략이 먼저 수치로 나타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