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넘은 한니발 장군의 '코끼리 부대' 첫 화석 증거

이병구 기자 2026. 2. 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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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와 힘을 겨뤘던 카르타고 제국은 한때 대담한 전략으로 로마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바르카 장군은 기원전 218년 시작된 제2차 포에니 전쟁에서 수십 마리의 코끼리를 끌고 지금의 스페인, 프랑스를 거쳐 알프스를 넘어 로마가 있는 이탈리아 반도를 기습했다.

한니발은 제2차 포에니 전쟁에서 코끼리 37마리와 알프스산맥을 넘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실제 과학적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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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이 그린 코끼리에 올라탄 한니발 바르카 장군. Mel22/위키미디어 제공

고대 로마와 힘을 겨뤘던 카르타고 제국은 한때 대담한 전략으로 로마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바르카 장군은 기원전 218년 시작된 제2차 포에니 전쟁에서 수십 마리의 코끼리를 끌고 지금의 스페인, 프랑스를 거쳐 알프스를 넘어 로마가 있는 이탈리아 반도를 기습했다. 

스페인 코르도바대와 마드리드대, 네덜란드 라이덴대 공동연구팀은 그동안 문헌과 예술작품 등으로만 전해지던 한니발의 코끼리 전술에 관한 첫 화석 증거를 제시하고 연구결과를 1월 1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아케올로지컬 사이언스: 리포츠'에 공개했다. 스페인에서 발견된 코끼리 뼈 화석은 코끼리가 알프스에 도달하기 전에 죽어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로마와 지중해 패권을 두고 다툰 카르타고는 지금의 튀니지에 해당하는 아프리카 북부에 자리 잡았던 제국이다. 한니발은 제2차 포에니 전쟁에서 코끼리 37마리와 알프스산맥을 넘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실제 과학적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스페인 남부 유적지 '콜리나 데 로스 케마도스'에서 10cm 길이의 코끼리 오른쪽 앞 발목뼈를 발견한 연구팀은 코끼리 뼈에 있는 탄소(C)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해 연대를 추론했다. 자연 상태에서 방사성 동위원소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일정하다는 성질을 이용해 화석이나 유물의 연대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측정 결과 코끼리 뼈의 연대는 기원전 제2차 포에니 전쟁 당시로 나타났다. 코끼리 뼈 주변에서 발견된 공성 장비, 도자기 등은 해당 장소가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됐다는 근거를 뒷받침한다. 상아와 비교해 짧고 특징이 없는 코끼리 발목뼈가 장식이나 공예에 사용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해석이다. 

인간이 코끼리를 포획해 길들였다는 문헌 기록은 기원전 1000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니발은 기원전 264~241년 제1차 포에니전쟁 당시 시칠리아섬에서 벌어진 '아그리젠툼 전투'에서 이미 50마리 이상의 아프리카코끼리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현존 최대 육상 동물인 코끼리들은 배를 타고 이동했을 것"이라며 "발견된 뼈는 포에니 전쟁에서 코끼리가 활용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첫 유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jasrep.2026.105577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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